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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 기만 전술?…위성 시험 주장했지만 '허점 투성이'

김관용 기자I 2022.12.19 16:21:03

김정은 지도 아래 고체연료 추진체 시험 주장
사흘 후 같은 장소서 위성 시험 발사 발표
공개 사진, 고체 아닌 기존 액체 연료 발사체
위성시험품 탑재체서 촬영한 사진도 조작 가능성
자신들도 남측 들여다 보고 있다는 메시지 발신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은 지난 16일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포스·140t의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후 18일 북한은 사흘 전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를 시험한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발사했다. 고각으로 발사된 해당 발사체는 약 500㎞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정상각도로 발사했다면 1000㎞ 이상을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9일 “국가우주개발국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진행했다”면서 공개한 운반체 발사 장면이다. (출처=연합뉴스)
19일 북한 관영매체는 전날 탄도미사일에 대해 ‘위성시험품’을 탑재한 운반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위성시험품을 통해 촬영했다는 서울과 인천항 모습도 공개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지난 수일간 북한 지역에도 많은 눈이 내렸는데 발사되는 운반체 뒷산에 눈의 흔적이 많지 않았다.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이 운반체는 고체연료가 아닌 기존 액체연료 기반이다.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발사체는 발사시 화염이 옆으로 퍼져 긴 치마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이번 발사체는 화염이 옆으로 퍼지지 않은 촛불모양이었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노동미사일과 유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이 19일 위성시험품 탑재체에서 촬영했다고 공개한 용산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삼각지 일대(왼쪽)와 송도 센트럴파크 일대 (출처=연합뉴스)
이와 함께 위성시험품을 통해 촬영했다는 서울과 인천항 모습은 군사용 정찰위성으로 촬영했다고 보기에는 조악한 수준이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흑백 사진은 서울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한강 교량과 인천항만이 보이는데, 확대하면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삼각지 일대가 어렴풋이 보일 정도다. 자신들도 남한을 지켜보고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려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이같은 주장에도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초기 판단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기술적으로 인공위성을 위한 발사체와 장거리 미사일 로켓은 동일하다. 로켓에 탄두를 장착하면 탄도미사일이 되고 위성을 탑재하면 우주발사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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