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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130년 질곡 역사..1949년 제작법 통일

이지현 기자I 2016.03.16 14:15:59

국가기록원 태극기 130여년 변천사 공개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1883년 국기로 제정된 이후 134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해온 태극기가 겪은 질곡의 역사가 17일부터 국가기록원에서 공개된다.

태극기는 1883년 3월 고종이 왕명으로 ‘태극·4괘’ 도안의 기를 국기로 제정·공포하면서 정식 국기가 됐다. 이보다 1년 앞선 1882년 5월 조미수호통상조약(朝美修好通商條約) 조인식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사용했던 국기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정식 국기로 공포했을 때도 국기제작에 관한 방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태극기는 다양한 형태로 제작됐다. 국내서 보관 중인 가장 오래된 태극기는 1880년대 후반 고종이 미국인 외교고문이었던 데니(Owen N. Denny)에게 하사한 것으로 후손들이 1981년 문화공보부에 기증했다. 이 태극기는 태극의 문양과 괘의 위치가 현재와 조금 다르다. 1907년 의병장 고광순이 사용했던 태극기도 마찬가지다.

1880년대 후반 고종이 미국인 외교고문이었던 데니(Owen N. Denny)에게 하사한 가장 오래된 태극기.(사진=국가기록원 영상 캡쳐)
1932년 한인애국단에 입단하며 태극기 앞에 선 윤봉길 의사(사진=국가기록원 제공)
2002년 FIFA 월드컵 경기(한국-독일)에서 등장한 대형 태극기(사진=국가기록원 제공)
태극기 제작법이 통일된 것은 1949년이다. 국기시정위원회가 출범하며 현재의 국기제작법을 확정했다. 1972년에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실시했다.

태극기가 가진 의미는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의병장 고광순은 태극기에 ‘조국의 국권은 곧 회복할 것이다’라는 불원복(不遠復)을 새겨 국권 회복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 윤봉길 의사는 태극기를 배경으로 한인애국단 입단 기념촬영을 해 광복을 향한 염원을 드러내기도 했다.

태극기는 올림픽, 아시아경기대회 등 국제경기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온몸에 휘감으며 기쁨의 상징으로 사용했고, 선수들의 힘을 북돋워 주기 위한 응원의 도구로도 한 몫을 했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가로 60m, 세로 40m의 초대형 태극기가 경기장 응원석에 휘날리며 모든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다.

이상진 국가기록원장은 “태극기의 변천 과정과 국경일, 기념일 등 각종 행사에 사용됐던 태극기 기록물을 이번에 정리해 일반에 공개한다”며 “기록원 소장 기록뿐만 아니라 독립기념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소장 기록물도 포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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