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9월10일 15시1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정부의 코스닥 상장유지 요건 강화 조치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첫 상장폐지 퇴출 사례가 나왔다. 영유아 구강케어와 스킨케어 제조 강소기업 케이엠제약이 시가총액 요건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케이엠제약(225430)에 대해 보통주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절차를 확정하고 내주부터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간다.
지난 7월 금융당국이 한계 기업 퇴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코스닥 시가총액 하한선을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 이후 패션업체 원풍물산 등에 이은 제약·바이오 업계 1호 퇴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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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관리종목 지정 후 반등 실패… 시총 100억 밑돌며 탈락
거래소의 강화된 상장유지 규정에 따르면 보통주 시가총액이 200억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 지정일로부터 90거래일 이내에 시총 200억원 이상 상태를 연속 45거래일 이상 유지해야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다.
케이엠제약은 지난 7월 9일 시총 미달 요건이 누적되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41거래일이 경과하는 동안 시총 200억원 요건을 단 하루도 충족하지 못했다. 남은 기간 동안 45일 연속 기준 충족이 수학적으로 불가능해지면서 조기 퇴출 사유가 완성됐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케이엠제약의 보통주 시가총액이 200억원 미만인 일수가 5거래일 연속 이어짐에 따라 해제 사유 발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케이엠제약의 시가총액은 최근 주가 하락세가 겹치며 100억원 선 아래로 무너져 회복 동력을 상실했다.
이번 상장폐지는 뼈아픈 결과다. 케이엠제약은 최근 본업에서 가시적인 턴어라운드 성과를 내며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던 중이었다. 회사는 2001년 설립 이후 ‘뽀로로 치약’을 앞세워 국내 영유아 구강용품 시장의 독보적 입지를 다진 기업이다.
지난 4년간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연구개발(R&D) 비용 집행으로 적자가 이어졌으나 올해 들어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스위스 100년 천연 유기농 화장품·제약 기업 벨레다와의 구강케어 협력 누적 생산 매출이 70억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FBI)에 따르면 세계 구강케어 시장은 2023년 326억 달러(약 45조원)에서 2032년 465억 달러(약 65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회사는 이에 발맞춰 경기 평택 제2공장을 가동해 스킨케어와 두피케어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외품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적합 인증을 8년 연속 유지했다. 이를 통해 미국 일반의약품(OTC) 수출 발판을 굳혔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한 83억원을 기록했다. 연매출 200억원 재돌파를 바라보던 시점이었다.
백승원 케이엠제약 대표는 최고경영자(CEO) 사재 출연을 포함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자사주 매입과 서울 사옥 매각 등 자산 재편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다했으나 강화된 거래소의 문턱을 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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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 이전상장 구제책도 불투명… 증시 퇴출 공포 확산
시장에서는 상장폐지 기업의 코넥스시장 이전상장 제도 적용 여부에 주목했다. 금융당국은 자본잠식이 없으면서 최근 3개년 중 2개년 영업흑자를 낸 기업에 대해 코넥스 이전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해당 규정 개정안의 본격 시행 시점이 오는 23일로 예정돼 기존 관리종목 대상 소급 적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케이엠제약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영업손실 탓에 해당 요건을 충족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조만간 주권 매매거래 정지 조치를 내리고 다음 주 초부터 7거래일간의 정리매매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정리매매 기간에는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아 주주들의 막대한 투자 손실이 불가피하다.
바이오 벤처업계 관계자는 “실적 반등 기틀을 마련하고 기술력을 갖춘 제조 기업조차 강화된 시총 잣대 앞에서는 손쓸 틈 없이 무너졌다”며 “시총 1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는 소형 제약·바이오 상장사들로 상장폐지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갈 것”이라고 전했다.
케이엠제약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주주가치 보호를 위한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법무법인을 통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고, 가처분의 핵심은 본안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지난 7월 9일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신청을 통해 관리종목 지정 결정과 관련 상장규정 적용에 따른 법적 쟁점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요청했다"며 "주요 진행 상황을 주주 및 시장과 투명하게 공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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