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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과 계단도 혼잡해 ‘앞사람과 간격을 유지해 천천히 이동하라’는 안내 방송도 여러 차례 흘러나왔다.
캐리어를 끌거나 양손 가득 짐을 든 시민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명절 선물세트를 들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도 다수 보였다. 이날 만난 김모(29)씨는 “두살 아기가 있는데 친정에서 아이를 너무 예뻐해서 이번엔 고향에 좀 오래 있을까 생각한다”며 “연휴가 길어 고향 친구들도 오랜만에 만날 계획이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바쁘게 승강장으로 향하던 40대 여성도 “부모님은 안 계시는데, 동생네 부부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며 “워낙 우애가 좋았는데, 이번 연휴엔 여유 있게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웃었다.
한편 서울역 밖 곳곳에선 귀성객들을 향한 집회·시위도 벌어졌다. 자유통일당은 귀성객들에게 ‘즐거운 명절되세요’, ‘이 나라를 살리겠다’ 등 정치적 메시지를 전했다. 바로 건너편에선 ‘윤석열 규탄 트럭 시위’도 진행되며 혼잡한 모습이었다.
같은 시간 동서울종합터미널에도 귀성객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시민들은 캐리어뿐만 아니라 쇼핑백, 보자기로 싼 짐 등을 들고 분주하게 이동했다.
군인인 20대 남성은 “작년엔 명절에 1박 2일만 나왔는데 올해엔 연휴도 길고 해서 3박 4일 휴가를 냈다”며 “표를 예매하기 힘들다는 말도 들었는데 아예 연휴 전날 서울로 일찍 올라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여성 박모(31)씨도 “고향인 청주에 내려가려고 조기퇴근하고 일찍 터미널로 왔다”며 “작년엔 코로나로 고향에 가지 않았는데 3년만에 고향을 방문한다. 10월 4일에 연차를 내서 오래 머무르려고 한다”고 웃어보였다.
반대로 가족들을 만나러 지방에서 서울로 온 시민들도 있었다. 자식과 손주들을 보러 경북 청송에서 왔다는 연모(70)씨는 “아들, 며느리, 손녀 2명을 보러 왔는데 큰 손녀가 수험생이라 내려오기 힘들것 같아 내가 왔다”며 “제사를 크게 지낼 생각도 없고 오랜만에 가족들 얼굴이나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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