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한국투자공사(KIC) 사례를 보면 국민연금이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설립으로 얻는 이점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 상주해야 실리콘밸리 커뮤니티의 일부로 인정받아서 투자 기회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다음달 현지업무 시작…정식 개소식, 9월 초 예정
5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 2일 열린 제5차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설립 추진 현황’을 보고받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위한 임차계약 완료 후 개소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빠르면 다음달부터 현지 업무를 시작하며, 정식 개소식은 오는 9월 초쯤 개최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설립으로 북미 서부지역 내 사모 및 실물자산 투자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와 인접하다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국민연금기금 운용현황을 보면 대체투자 금액은 173조7584억원으로 전체 자산에서 15.8%를 차지한다. 이 중 국내대체는 24조2362억원, 해외대체는 149조522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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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22년 말 기준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대체투자(사모투자) 대상의 78%가 해외에 있다. 해외 중에서도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이 29.6%에 이른다.
2024년도 목표 포트폴리오를 보면 올해 말 대체투자 비중 목표치는 14.2%다. 대체투자 부문별 비중 목표치는 △사모투자 4.9% △부동산 4.9% △인프라 3.5% △헤지펀드 0.9%다.
◇ KIC 사례 보니…“현지 상주해야 투자 기회 많아”
실제로 한국투자공사(KIC) 사례를 보면 국민연금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설립으로 얻는 이점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KIC는 뉴욕, 런던, 싱가포르, 샌프란시스코, 뭄바이로 총 5곳에 해외 거점을 갖고 있다. 지난 2021년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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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은 신기술이나 신사업모델을 가진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그로스캐피탈이란 고성장기업에 소수 지분을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말한다. 벤처캐피탈, 그로스캐피탈과 같은 자산군은 주로 대면 비즈니스로 투자 과정이 진행된다.
현지에서 직접 사람을 자주 만나지 않으면 ‘정보 비대칭’을 뛰어넘을 수 없다. 현지에 상주해야 실리콘밸리 커뮤니티의 일부로 인정받아서 투자 기회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KIC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 우량 테크자산을 조기에 발굴하기 위해 벤처투자 프로그램인 ‘KIC 벤처 그로스(KVG)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또한 KIC는 샌프란시스코 및 실리콘밸리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금융기관과도 교류하고 있다. 종류별로는 △산업은행, 한국벤처투자와 같은 정부 출자기관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자파트너스 같은 업무집행조합원(GP) △삼성벤처스, LG테크벤처스 같은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등이 현지에 진출해 있다.
GP는 투자조합을 구성하는 출자자 중 조합의 채무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조합원으로 업무를 집행하는 조합원이다. 원칙적으로 조합에 대한 업무집행 및 회사대표의 권한을 지닌다.
주로 소수의 투자자를 비공개로 모집해서 운용되는 사모펀드(PEF)에서 이를 운용하는 운용사를 GP라 한다. 벤처투자를 위한 투자조합의 경우 창업투자회사(벤처 캐피탈리스트)가 GP가 된다.
KIC는 민간 운용사와 CVC가 현지 기업 및 운용사에 대한 접근성을 필요로 할 때, 만남을 주선하고 투자 논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KIC는 연 2회 개최하는 ‘실리콘밸리 국제금융협의체’를 통해 국내 금융기관이 현지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참여자들은 KIC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형 운용기관이며, 국부펀드 특성상 영구자본을 운용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원하는 기업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열려있으며, 만나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투자 기회를 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