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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번호로 보이스피싱…경찰 "피해 늘어 주의 필요"

이소현 기자I 2022.04.25 12:00:00

전화금융사기 3월 2067건…전월比 18%↑
"2월 감소세 멈추고 1월과 비슷한 수준"
"무작위 대출 권유 ''미끼 문자'' 유의해야"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010 번호로 전화번호를 변조하는 등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경찰이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최근 070 번호를 010 번호로 변조하는 불법 중계기가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사기 범행 시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피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25일 밝혔다.

2022년 월별 전화금융사기 발생·검거 현황(자료=경찰청)
실제 올해 월별 전화금융사기 발생·검거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전화금융사기 피해 발생건수는 2067건으로 전월(1750건) 대비 18% 늘었다. 발생건수뿐 아니라 피해액(24%↑), 검거건수(12%↑), 검거인원(4%↑) 모두 증가해 1월과 유사한 수준이 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2월에 설날 연휴가 있었고, 일수가 다른 달에 비해서 적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감소추세가 멈추고 1월과 비슷한 횡보를 보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범죄조직이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를 활용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대개 070 번호는 받지 않지만 010 번호는 모르는 번호라도 혹시나 아는 사람일 수 있어서 일단 받기 때문이다. 전화를 받게 되면 이미 노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접근하는 범죄자들의 통화에 끌려 들어가고, 이후에는 빠져나오지 못한 채 범행에 당하게 된다.

경찰이 발견한 070 인터넷 전화를 010 휴대폰 전화로 변작하는 역할을 하는 중계기(사진=경찰청)
우선 ‘이자가 싼 대출로 바꿔준다는 상환용 대출’, ‘기존 대출금 상환 시 추가 대출 가능’, ‘소상공인 정부지원금 지급’ 등 내용의 ‘미끼 문자’는 실제 정상적인 금융기관이 보내는 문자와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진다. 그러나 무작위로 보내진 대출권유 문자는 무조건 미끼 문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경찰청은 안전하게 대출상담을 받으려면 각종 문자에 포함된 번호를 그대로 눌러 전화를 연결하지 말고 은행연합회 등을 통해 정상적인 금융기관의 전화번호를 검색해서 확인한 공식 번호를 직접 눌러 연결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전화 가로채기 앱 설치 가능성도 있으므로 백신 프로그램으로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만약 미끼 문자에 기재된 번호로 전화하면 자동응답 기능을 통해서 범죄조직 데이터베이스에 피해자의 전화번호는 물론 상담을 가장해서 입력을 유도했던 금융정보가 누적된다. 이어 다른 조직원이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평소에 피해자가 이용하던 금융기관의 직원이라며 전화하기 때문에 실제 금융기관이라고 착각해 쉽게 범행에 속게 된다.

문자에 포함된 인터넷주소(URL)도 누르면 안 된다. 이를 누르면 악성 앱이 설치되면서 휴대전화 주소록 등이 빠져나가게 되고, 범죄조직이 이를 기초로 가족 납치 협박 등 각종 범행에 활용하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대출 사기형 전화금융사기 수법이 알려진 지 오래됐음에도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데, 아무리 홍보해도 정보가 공유가 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며 “전화금융사기를 줄이려면 정부ㆍ민간기관뿐 아니라 국민 개개인들도 함께 정보공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누구든지 전화와 사회관계망(SNS)을 사용하는 만큼 가족·친지·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언론ㆍ보도기사 인터넷주소를 보내주고, 전화로 알려주어 온 국민이 수법을 알아야만 피해가 감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발송된 전화금융사기 범죄이용 미끼문자(자료=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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