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프리뷰)노키아·금리인상 부담

하정민 기자I 2004.04.16 16:59:52

노키아 실적, 나스닥 2000선 사수에 주목
산업생산, 소비자신뢰지수 발표도 관심

[edaily 하정민기자] 어닝시즌이 중반전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은 어닝시즌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모습이다.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 당연히 주식을 팔고 전망을 능가해도 이익실현이란 핑계를 대며 냉담한 반응이다. 전일 시장에서도 이같은 경향이 뚜렷해 씨티, AMD, TI 등 우수한 성적표를 공개한 기업들이 뭇매를 맞았다. 보통 이하 수준인 IBM과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결과는 물어보나 마나다. 주식시장의 상승탄력이 둔화된 가장 큰 이유는 점점 커지고 있는 금리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잇따라 호조를 보이고 IMF, OECD 등이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 문제로 금리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자 투자자들은 금리인상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벤 버난케 이사와 존 스노 재무장관이 "아직 인플레 압력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으나 불안감 완화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16일에도 기본적인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금리인상 악재로 주식시장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1분기 실적부진을 예고한 노키아의 실적 발표까지 예정돼 있다. 전일 간신히 2000선을 지켰던 나스닥이 추가 하락한다면 투자심리는 급격히 냉각될 전망이다. CIBC월드마켓의 수보드 쿠마르 스트래티지스트는 "그간 주식시장이 지나친 낙관론에 빠져있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금리 인상 등 기타 중요 변수들을 간과했던 투자자들이 뒤늦게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잘 알려진대로 노키아는 1분기 매출액이 66억유로로 전년비 2%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알려진 악재는 악재가 아니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노키아의 경우는 좀 다르다. 1분기 전세계 휴대폰 판매량이 25% 가까이 증가한 상황에서 1위 업체의 매출이 줄었다는 것을 납득할 만한 투자자는 없다. 강력한 경쟁자 삼성전자가 휴대폰사업부의 눈부신 선전으로 사상최고의 분기 순이익을 달성한 터라 노키아의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실적부진의 이유가 신모델 전략 실패라는 점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제품 라인업 구축 지연으로 현재까지 고전하고 있는 모토롤라의 사례를 감안할 때 노키아의 성적표에 대해 투자자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 경제지표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3월 주택착공, 3월 산업생산, 3월 공장가동, 4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 등이다. 이중 가장 중요한 산업생산과 소비자신뢰지수는 최근의 지표개선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어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달 95.8보다 높은 96.5, 산업생산은 0.3%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산업생산의 경우 지난달 0.7% 증가에는 못 미치지만 9개월연속 증가라는 점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산업생산의 내용이 예상보다 훨씬 좋을 경우 3월 고용지표와 맞먹는 파급 효과도 예상된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것은 물론, 금리인상 자체보다 인상 시기와 그 폭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브로더스 리치몬드 연은총재, 귄 애틀란타 연은총재, 미네한 보스톤 연은총재, 버난케 이사 등 연준리 인사들은 이날도 줄줄이 연설에 나서지만 다소 식상한 감이 없지 않다. 대부분 "현재의 지표호전 추세가 `상당기간` 이어져야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신중론을 표명하고 있어 속타는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대답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오는 21일 그린스펀 의장의 의회증언에서 연준리의 속내를 읽으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수선물은 소폭 상승세다. 한국시간 오후 4시50분 현재 S&P500선물은 전일대비 1.90포인트 오른 1126.90, 나스닥100선물은 0.50포인트 상승한 1456.50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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