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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종해 "수학 선진국 인정 쾌거..'수학계 노벨상'만 남았다"

강민구 기자I 2022.02.04 16:14:21

대한수학학회, 1년 노력 결실로..국내 자료 총수집
국제수학연맹, 한국 수학 최고등급으로 상향 결정
12개국에 포함되며 연구역량 인정..최단기간 승급
수학 교육 내실화와는 달라.."교육 품질도 개선해야"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리나라 수학자들의 연구역량을 인정받은 쾌거입니다. 이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만 남았습니다.”

금종해 대한수학회장은 4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국제수학연맹의 한국 수학 국가 등급 상향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우리나라는 1981년 1그룹 국가로 국제수학연맹에 가입한 이래 41년만에 최고 등급인 5등급을 받게 됐다. 2007년 4등급 승격 이후 15년만의 일이자 세계에서 가장 빨리 5등급까지 올라 선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등과 최고 등급인 5등급을 받게 됐다.(자료=국제수학연맹 홈페이지)
5등급 승격은 한국 수학계의 숙원 중 하나였다. 금 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제수학연맹에 가입했던 1981년께만 해도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건수는 전국에서 1~2편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 국제수학연맹 회원국 81개국 중 1등급 국가만 절반이 넘는 43개국이다. 준회원 국가만 6개국에 이를 정도로 회원 가입도 어렵고, 잘하는 나라의 입김이 센 구조다.

금종해 회장은 “세계 수학계 동향, 각 나라 입장, 수학연맹 집행부를 파악한 결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약 1년 동안 준비해 승격 요청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수학자들이 편법을 싫어하는 만큼 구체적인 통계 수치들을 모아 정리한 정공법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대한수학회는 신청서에 세계수학자대회 한국 수학자 초청 강연 실적부터 국제학술지, 수학 논문 출판 실적,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의 수학 연구활동, 대한수학회와 한국여성수리과학회 활동, 한국의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입상 실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수학 연구 지원 현황을 백서처럼 총 24장으로 정리했다. 학회 내 국제교류위원회를 비롯해 국내 저명 수학자들이 모여 각종 데이터를 모은 결과다.

국제수학연맹 집행위원회는 지난 11월 15일 모든 회원국에 한국의 신청서와 국제수학연맹 집행위원회의 추천서를 첨부해 찬반 투표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발송했고, 두달 동안의 투표를 거쳐 한국의 승급을 확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국제 수학계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제수학연맹은 회원국들을 1그룹부터 5그룹까지 5단계의 등급으로 구분하는데 회원국들은 국제수학연맹 총회 등에서 등급과 같은 수의 투표권을 부여받는다. 1등급 국가가 의제에 대해 1표를 행사한다면 우리나라는 5등급을 받은 다른 11개국과 함께 5표를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승급은 수학연구 역량을 인정받은 것으로 수학 교육 내실화는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됐다. 금종해 회장은 “엘리트를 위한 수학교육은 일정 수준에 도달했지만, 이공계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위한 수학 교육은 부족하다”며 “우리세대에 비해 수학 교과목을 60% 정도 배우고 있고, 대학에서도 학생들을 새로 가르쳐야 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 회장은 “수학 연구역량 대비 인력 배출과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개선해나가야 한다”며 “이번에 수학 연구역량을 인정받은 만큼 수학자들이 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정부 교육 정책에도 의견이 반영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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