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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상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둔화한 건 긍정적 흐름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 둔화를 견인한 건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추세적인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2.3% 증가)였다. 정작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3.5%나 상승했다. 신선식품 물가 상승율은 19.1%와 전월(19.5%)대비 크 차이가 없고 농축수산물도 10.6%나 뛴 상태다.
더불어 해외에서 원재료를 들여와 가공하는 식품 분야도 더 이상 가격 인상을 미루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최근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가격 인상 압박이 더 거세진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오른 원재료 가격에 고환율까지 더해지면서 앞으로 가공식품 및 외식 가격까지 전반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대표 골뱅이통조림 업체 유성물산교역은 지난 3월부터 ‘유동골뱅이’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자 원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골뱅이통조림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동원F&B(049770)와 사조대림(003960) 등 다른 골뱅이 통조림 제조사도 가격인상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웰푸드도 최근 급등한 원재료(카카오) 가격을 이유로 초콜릿류 상품 가격을 평균 17%씩 올릴 예정이다. 당초 이달부터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정부의 협조 요청에 인상 시기를 다음달로 한 달 미뤘다. 원재료 수입이 많은 제과업체들도 고환율에 따른 여파가 크다.
주요 외식 물가도 이달을 기점으로 일제히 오르고 있다. 맥도날드, 피자헛 같은 해외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물론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가격대를 인상했다. 굽네치킨의 경우엔 9개 메뉴 가격을 1900원씩 올리기도 했다. 신선식품에 이어 가공식품, 외식 분야까지 이어지는 물가 상승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물가 지수가 3개월만에 2%대로 둔화했다는 건 분명 긍정적 흐름이지만 향후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고환율에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전반적인 식품·외식 물가를 동반 상승시킬 가능성이 높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