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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찰과 국과수·도로교통공단 등은 사고지점 주변에서 합동감식을 벌였다. 경찰은 사고 당시 뚜껑이 없는 5t 트럭의 적재함에 산업용 윤활유(적살유)와 방청유(금속에 녹이 스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기름) 등을 담인 200ℓ 트럼통 22개와 20ℓ짜리 통 174개가 실렸던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트럭이 울산의 한 화주로부터 넘겨받아 실은 이 유류의 양은 경찰이 해당 업체로부터 받은 납품내역서를 근거로 산출한 것이다. 이 유류는 모두 7880ℓ로, 7.8t가량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현재 과적을 한 것으로 보는 이유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폭발음이 수차례 있었다는 목격자 증언 등에 미뤄 윤활유와 방청유 이외에도 다른 폭발성 유류가 실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겨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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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사고 직전 트럭이 지그재그로 달렸다”는 다른 차 운전자 진술이 나온 만큼 차량 결함 여부도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또 윤씨가 고령인 점에 미뤄 과거 병력이 있었는지, 운전 중 졸음운전을 한 것인지 등을 살피기 위해 윤씨의 시신을 부검키로 했다.
경찰은 창원터널 구간의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도로교통공단과 확인할 예정이다. 창원터널은 터널구간만 2.34㎞에 달할 뿐만 아니라 양방향 모두 경사도가 5% 이상인 도로와 연결돼 있다. 터널구간이 긴데다 오르막으로 터널로 진입해 통과 후에는 내리막길로 연결된다. 때문에 정비불량 차량 또는 낡은 차량이 자주 터널 안에서나 진입·통과 후 사고를 일으킨다.
경찰 측은 “트럭이 불에 타 육안으로 당장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 많지 않다”며 “위험물 운반 규정을 준수했는지 등을 포함한 전반적 사항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지만 원인 규명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일 오후 1시 20분께 경남 창원-김해 간 장유방향 창원터널 앞에서 엔진오일을 드럼통에 싣고 이동하던 5t 화물차가 폭발했다.
사고 직후 화물차에 실렸던 드럼통 가운데 35개가 반대편 차로를 달리던 차량 위로 떨어져 폭발 화재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화물차 운전사 윤모 씨(76)와 반대편 도로를 달리던 스파크 운전자 배모 씨(23·여), 모닝 운전자 유모 씨(55·여) 등 3명이 숨졌다. 차량을 세우고 불길을 피하는 과정에서 김모 씨(40) 등 5명이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