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국회의원, 정부 관리 등이 지역 개발 용도로 쓰이는 ‘우선개발보조금(포크배럴)’을 유용한 것으로 드러나자 필리핀 국민이 분노했다. AP통신은 마닐라 시내 리잘공원을 비롯한 필리핀 전국에서 이를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날 마닐라 중심부에 있는 리살공원 한 곳에서만 필리핀 국민 6만~10만명이 운집했다. 미국 뉴욕 등 필리핀인이 다수 살고 있는 해외에서도 항의시위가 열렸다.
시위에 나선 군중들은 ‘상원 의원들이여 부끄러운줄 알라’라는 문구를 피켓에 적어 돼지 걸개그림을 걸었다. 가톨릭 성직자들도 참여하면서 시위는 전국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우선개발보조금은 정부가 지역개발 용도로 지역 의원들에게 배정하는 돈이다. 그러나 본래 취지와 달리 자금 유용이 횡행하는 등 부패의 온상이 됐다.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국회 의원을 비롯한 정부 관료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빼돌린 보조금만 100억페소(2500억원)에 달한다.
개발보조금 운영을 맡은 사람은 여성 기업인 출신 재닛 림 나폴레스로 현재 잠적 상태다. 특히 이번 사건에는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 측근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져 필리핀 국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이 관리를 즉각 해임하고 우선개발보조금 제도 철폐를 역설했다. 그는 당사자 모두를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밝히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이상 이번 보조금 비리 사건이 대통령의 향후 정국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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