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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너핸 대행은 이번 아시아안보회의 본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안보에 대한 미국의 비전’을 주제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중국의 세력 확장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웨이펑허 국방부장 역시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다. 중국 측도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 등에 대한 부당함을 강조하며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중간 무역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은 관영 언론 인민일보를 통해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 제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민일보는 29일 자 ‘미국은 중국의 반격 능력을 과소평가 말라’라는 제목의 국제 논평에서 “희토류가 중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미국에 반격할 무기가 될 수 있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희토류는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 태양열 발전 등 21세기 저탄소 녹색성장에 필수적인 영구자석 제작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중국은 희토류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미국은 전체 희토류 수입량의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 중국의 이번 경고는 희토류를 대미 보복 카드로 삼을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인민일보는 “미국은 발전과 이익을 지켜낼 중국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 것을 충고한다”며 “미리 경고한 적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勿謂言之不預也)”는 최후 통첩성 경고를 했다.
‘勿謂言之不預也(물위언지불예야)’는 중국의 외교적 수사 가운데 최고 강도의 경고를 담은 표현으로 인민일보의 이번 칼럼 전까지 중국이 대외적으로 사용한 전례는 단 세 번에 불과하다. 앞서 인민일보는 1962년 9월 인도를 향해, 1978년 12월엔 베트남을 향해 ‘물위언지불예야’라는 표현을 썼다. 이같은 경고 이후 1962년 10월 중국·인도 국경 전쟁이 터졌고, 1979년 2월 중국·베트남 전쟁이 발발했다. 1967년 중·소 국경 분쟁 때 관영 신화통신이 당시 소련을 상대로 이 표현을 사용했다.
중국의 희토류 금수조치에 대응해 미 국방부는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내 생산을 촉진하는 방안을 담은 ‘국방물자생산법 Ⅲ(DPA Ⅲ)’ 보고서를 29일(현지 시각) 의회에 제출했다. 마이크 앤드루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희토류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통령, 의회, 산업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번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웨이 중국 국방부장과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또 새너핸 대행과는 내달 3일 귀국 직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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