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진 장관 해임건의안 `만장일치` 발의…이재명 "국격 훼손"(종합)

이상원 기자I 2022.09.27 14:50:52

27일 민주당 의원총회
당 소속 169명 전원 명의로 발의
국회 본회의 자동 상정…29일 처리 수순
"박진, 尹 순방서 드러난 문제 책임있어"
"尹정부, 5개월 간 외교 낙제 수준"

[이데일리 이상원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순방 기간 불거진 이른바 ‘비속어 논란’을 ‘외교 참사’로 규정, 박진 외교부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가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위성곤(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이수진(왼쪽)·오영환 원내대변인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을 들고 의안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의안을 당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의 명의로 발의하고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위성곤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전혀 이견이 없었다.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말했다.

헌법 63조에 따르면 해임건의안 발의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본회의에서 안건이 가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해임건의안이 발의될 경우, 국회의장은 즉시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해당 사실을 보고해야 한다.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 만약 기간 내 표결 절차를 밟지 않으면 해임건의안은 자동으로 폐기된다.

위 수석부대표는 “법상 (해임건의안은) 72시간 내 처리하도록 돼 있기에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 않느냐’는 물음엔 “그건 대통령의 몫”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이날 의원총회 핵심 의제는 국격과 국익을 훼손하고 국민에 대해 위협한 것”이라며 “무슨 말을 했는지 확인도 안 되는 상태에서 국민의 귀를 의심케 하는 제재 얘기들이 나오는 건 참으로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진상규명이란 미명 하에 검찰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다시 꺼내 들고 야당 언론 겁박하기 바쁘다”라며 “민주당은 국민 앞에 약속한 대로 해임건의안 발의하고자 의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안보 라인에 제대로 된 책임을 묻지 않으면 그간 대한민국이 쌓아 올린 외교성과 모래성처럼 쓰러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해임건의안 제안설명을 “윤 대통령의 영국, 미국, 캐나다 3개국 순방 외교는 역사상 이런 일이 없다 할 정도의 외교 대참사”라며 “조문외교를 간다고 했지만 정작 조문은 못 했다. 국민에게 조문을 간다더니 육개장만 먹고 왔다는 비난을 자초했다”고 쏘아붙였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 영상을 의원총회 현장에서 재생하며 그는 “윤 대통령은 미국 의회와 대통령을 비하하고 모욕하는 발언으로 한미동맹 관계는 물론 국격까지 훼손시켰다”고 비판했다.

의원총회가 끝난 뒤 위 수석부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의안과에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에는 윤 대통령의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있었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에서 드러난 문제에 그가 주무장관으로 책임이 있다고 적시돼있다.

건의안에는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기 위해 런던을 방문했으나 참배를 취소해 ‘조문 없는 조문외교’라는 국민의 비판을 자초했다”며 “또 순방 전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미국과 일본이 정상회담에 응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번 순방 중 한·미, 한·일 간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았다”고 적혔다.

또 “이번 순방에서 윤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시간은 회의장에서 스치듯 인사를 주고받은 48초가 전부였다”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제외 문제, 고환율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통화스와프 협정 등 국익이 걸린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더구나 미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을 폄훼하는 듯한 윤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이 국내외 언론에 전파되면서 국격 훼손은 물론 국민이 한미동맹의 악화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빈손 외교’, ‘막말 외교’에 대해 주무 장관인 박 장관은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과거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휴가 중인 이유로 만나지 못했다는 것과 지난 6월 나토정상회의 사전답사단에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가 민간인 신분으로 동행했던 문제를 언급하며 이 책임을 박 장관에 돌리기도 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지난 5개월간 정부의 정상외교와 경제외교는 그 과정과 형식, 내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측면에서 낙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사전 준비 부족은 물론 현장 대응력 미흡, 협상력 부재 등 총체적 부실과 무능의 연속이었다”고 맹폭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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