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친중 정권' 들어서나…1·2위 후보 지지율 동률(종합)

김정남 기자I 2023.12.19 15:30:13

연합보 여론조사…민진당-국민당 각각 31% 동률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대만에서 친중 성향의 정권이 들어설까.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친미·독립 성향 집권당과 친중 성향 제1야당 후보가 여론조사상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권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선거까지 중국의 개입이 더 노골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 왼쪽부터)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 출마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후보. (사진=AFP 제공)


19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지난 13~17일 20세 이상 성인 1250명을 대상으로 한 총통 선거 여론조사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31%의 지지율로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31%)와 동률을 이뤘다.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 지지율은 21%로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내년 1월 13일 입법위원 선거(총선)와 함께 치러진다. 당선된 차기 총통은 내년 5월 20일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현 총통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한다.

1·2위 후보가 지지율 동률을 이룬 것은 민진당이 주춤하는 사이 국민당이 약진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나온 연합보의 직전 여론조사에서 민진당은 31%, 국민당은 29%를 각각 기록했다. 한달새 국민당만 2%포인트 오른 것이다. 라이 후보는 지난 5월 공식 선거 운동 이후 대만 독립 열망과 집권당 프리미엄 등을 등에 업고 여론조사상 줄곧 선두를 유지해 왔으나, 지난달 야권 단일화가 무산된 이후 국민당의 상승세가 뚜렷한 기류다.

전통적으로 대만 총통 선거는 중국으로부터 독립성을 추구하는 친미·반중 노선과 중국과 협력을 기치로 실리를 택하는 친중 노선의 대결이 이어져 왔는데, 이번에는 친중 정권으로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주목할 점은 3위인 민중당 측이 중도 포기를 선언할 경우 민중당 지지자의 49%가 국민당의 허우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답했다는 점이다. 민진당의 라이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실제 대만 중앙선거위원회가 대선 여론조사 보도를 금지하는 내년 1월 3일 0시 이전에 민중당의 커 후보가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선거 판세는 얼마든지 국민당 쪽으로 기울 수 있어 보인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 역시 비슷하다. 온라인 매체 ‘미려도전자보’의 지난 13~15일 여론조사를 보면, 라이 후보는 35.2%로 허우 후보(32.1%)보다 불과 3.1%포인트 앞섰다. 두 후보간 격차는 갈수록 뚜렷하게 줄고 있다.

선거 막판 변수는 중국의 개입이 노골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2016년과 2020년 차이 총통이 연이어 당선되자 민진당 정부와 교류를 끊고 국민당의 집권을 위해 노력해 왔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중국의 한 정찰 풍선이 대만해협 중앙선을 또 넘어 대만 북쪽에 머물렀다. 이번달에만 벌써 세 번째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대만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아울러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인 샤리옌 대만 국민당 부주석을 통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협력 방안을 제시하면서 표심을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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