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극단 대결 구도의 정당 정치와 입법 폭주를 멈추고, 민생 8대 과제를 두고 경쟁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열린 국민의힘 대표연설은 ‘의회 정치 복원’과 ‘민생결제 살리기’에 방점이 찍혔다. 앞서 지난 18일 민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지적하고, 내각 총사퇴 등 현 정부를 비판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면 국민의힘은 “정쟁을 멈추고 민생법안을 처리하자”며 일하는 여당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에 주력했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대표연설 서두에서 “국민이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공직자자 역시 신뢰를 잃고 있다”고 국회 반성문을 써내려갔다.
올 2월 글로벌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서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보고서를 인용하면 조사 대상국인 세계 167개국 중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지수는 2021년 16위에서 2022년 24위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순위가 하락한 것은 6.25점을 받아 간신히 낙제를 면한 정치문화 때문이라는 것이 윤 원내대표의 지적이다.
윤 원내대표는 “국내 여론조사에서도 국회를 믿는 국민은 15%, 불신하는 국민은 무려 8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의 후진적 정치 문화와 극단적 대립 구조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입법 폭주를 멈추고 극단적 대결 구도가 아닌 협치의 정치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가 제시한 민생 8대 과제는 △사회적 약자 지원 △인구 위기 극복 △기업과 경제의 활력 제고 △좋은 일자리 창출 △부동산 시장 안정 △기후변화 대응 △국민 안전 △지방 살리기와 균형 발전 등이다.
그는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입법폭주, 정쟁 유발용 탄핵·특검·국정조사와 같은 극단적 정치행위들은 당장은 지지층의 눈길을 끌지 몰라도 결국 우리 의회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것”이라며 “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에 단 한 건의 민생법안이라도 더 통과시키고, 예산안도 기한 내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尹정부, 외교·민생경제 정상화…국정과제 정기국회 처리도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 정권에서 벌어졌던 가짜뉴스와 통계 조작을 꼬집기도 했다. 지난해 대선 직전 보도된 ‘가짜 인터뷰 대선 공작 게이트’ 의혹과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문재인 정권 시절 통계 조작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후퇴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해 3·9 대선 사흘 전에 터뜨린 가짜뉴스는 우리 민주주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선거를 방해하고 조작하는 이런 범죄야말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이며, 국민주권을 찬탈하려는 시도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정권에서 벌어진) 부동산 통계 조작은 국가의 근간을 뒤흔든 국기문란 행위”라며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 관련자들을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윤석열 정부에 대해선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인 윤 대통령이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로 폴란드,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수출 및 투자 유치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원전 생태계 복원과 물가 안정, 서민 주거 안정 등 민생경제 회복에도 최선을 다해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윤 정부의 주요 핵심 과제를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정기국회 내 △노동현장 정상화 법 △교권 4법 △국가재정법 개정안(재정 준칙) △우주항공청 설립 법 △먹는 물 개선방안 △유보통합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 논의 △의원입법 영향분석제도 도입 등을 서둘러 처리하자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 대표연설에 대해 정부여당의 실정을 덮기 위한 자화자찬에 불과했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연설 이후 브리핑에서 “여당이 진정으로 정치와 소통을 복원하고 싶다면 국회를 조롱하는 윤석열 대통령부터 설득해야 한다”며 “내용도 없는 통합과 혁신을 외치지 말고, 현 정부의 국무총리 해임과 내각총사퇴에 응답하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