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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034730)㈜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제3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사들인 자기주식 1.3%(보통주 95만1000주·1997억6300만원 규모)를 모두 소각한다고 밝혔다. 소각 예정일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결정된다. SK㈜ 측은 이번 자사주 소각 방침에 대해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주주총회에선 배당일 관련 정관 변경 안건도 통과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SK㈜는 배당액이 확정된 이후 배당 기준일을 설정한다. 현재까진 회계연도 마지막 날(중간배당은 7월1일 0시)을 배당 기준일로 정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배당액을 모르는 채로 투자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SK㈜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일부 주주들의 반발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SK㈜의 일부 주주들은 이번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근 몇 년간 회사 주가가 크게 하락했는데도 장 부회장 등 경영진들은 고액의 성과급을 챙기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장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장 부회장이 2년 전 2025년까지 주가를 200만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날을 기준으로 현재 주가는 38% 떨어졌다”며 “2025년까지 2년 남은 상태에서 경영진으로서 주가를 약속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25%를 모두 소각해달라는 게 소액주주들의 요청”이라고도 강조했다.
다만 이날 SK㈜가 주주총회에 내건 장동현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 밖에 △재무제표 승인 △이성형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박현주 법무법인 세종 선임 외국변호사의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안건도 원안대로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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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이례적으로 주주총회 이후 주주 간담회를 진행하고 올해 주요 사업 성장 전략을 주주들에게 직접 설명했다. 장 부회장은 “높은 시장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전문회사로서 안정적 운영에 최우선적으로 집중하겠다”며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기반으로 변화와 위기 속에서 발생할 기회를 적시에 선점할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형 사장은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더 많이 소각해달라는 한 주주 요청에 “보유한 자사주에 대해선 소각 후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 시장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많이 고민하는 부분으로, 회사는 주주가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자사주 관련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대답했다.
그는 일부 주주가 장 부회장 등이 자사주를 상여금으로 받은 점을 문제 삼자 “현금에 더해 자사주를 추가로 지급하는 개념이 아니라, 책정된 상여금 일부를 현금 대신 자사주로 준 것”이라며 “회사 자산(현금)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올해는 재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환경변화 대응에 주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SK㈜는 차세대 기술에 선제 투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우선 반도체 소재에선 △CIS(광신호를 이미지로 변화하는 반도체)용 컬러소재 △EUV(극자외선) 포토 소재 △어드밴스드 패키징(Advanced Packaging) 소재 영역으로, 배터리 소재에선 △차세대 양극재·음극재 △리튬메탈 배터리 △탄소나노튜브 등 차세대 소재 영역으로 투자를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SK㈜는 △탄소 배출 축소·제거 관련 사업 기회를 발굴해 투자하고, △고성장이 기대되는 항암제, CGT(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신규 유망 기술에 선택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디지털 부문에선 △전기차 충전 등 모빌리티 영역에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인공지능(AI), 탈중앙화 인터넷 웹3(Web3)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