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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는 주식과 펀드 등 금융투자 상품으로 연간 5000만원이 넘는 양도차익을 거둔 투자자에게 22~27.5%(지방세 포함) 세율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당초 2020년 국회를 통과해 내년 1월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법 제정의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정부여당이 2년 유예하는 안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2년 유예 기간 동안 주식 양도소득세(비과세) 기준도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해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또 증권 거래세도 현행 0.23%에서 0.20%로 소폭 낮추기로 했다.
민주당은 금융소득 5000만원 이상의 소득자는 일반 서민이 아닌, 부자로 규정하며 세금 부과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금투세 강행을 예고했다. 금투세 대상은 곧 투자자는 상위 1%의 ‘왕개미’로 분류돼 일반 ‘개미 투자자’들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레고랜드발(發) 채권 시장 위기,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 등으로 주식 시장이 급랭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금투세 부과 시 자산가들의 대량 주식 매도에 주식이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이 상황에서 강행하는 것이 맞느냐”고 발언하면서 민주당은 금투세 도입과 관련 전면 재검토에 나섰고 우려를 고려해 정부가 증권거래세 인하와 주식 양도세 기준 완화 방침 철회를 약속한다면 시행 유예에 찬성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초 금투세 도입의 핵심 내용은 세금을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 증권거래세를 낮춰서 소위 ‘개미투자자’들의 거래 과정에서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것이었다”며 “특히 손실을 보는데 세금을 내는 문제를 줄여주자는 것. (금투세가 유예되면) 증권거래세를 0.15%로 낮추는 건 후퇴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식 양도소득세(비과세) 기준 상향과 관련해선 “20년에 걸쳐 비과세 기준을 10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춰온 역사가 있는데 20년의 역사를 거슬러 다시 100억원으로 올리는 건 문제가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초부자 감세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금투세 유예 추진에 대해 ’조건부 찬성‘이 민주당의 입장인지 묻자 김 위의장은 “조건은 대국민 약속”이라며 “부자들을 위해서는 안 되고, 개미투자자 이익을 보호하는 한편 증권거래세의 여러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선행 조건”이라고 못박았다.
김 의장은 “당초 금투세 도입의 조건이 0.15%였고 장기적으로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야 하기에 해당 조건을 선행하면 금투세 일정 유예를 적극 검토하는 입장”이라며 “증권 거래세와 주식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 역시 입법 사항이 아니라 시행령 사항이다.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거래세가 낮아져 전체 장이 폭락 시 손해를 본다는 우려에 대해선 그는 “이미 선진국 증권시장은 금투세 같은 제도가 이미 대부분 다 도입돼 있다”며 금투세 도입을 에둘러 재차 피력했다.
앞서 기재위원들과 ‘금투세 유예론’을 두고 갈등을 빚은 것과 관련해선 “당초 기획재정위원회 법안심사 과정에서 처리하려고 했는데 이야기가 좀 커졌다”며 “이날 오후 2시까지 기획재정위원회·정무위원회 위원들과 원내 정책위원회 합동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