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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작곡된 지 100년이나 됐는데 한국에서 한 번도 연주된 적이 없는 스트라빈스키의 ‘불꽃놀이’를 처음 소개한다. ‘불새’나 ‘봄의 제전’뿐 아니라 우리가 모르는 다른 대작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상임작곡가이자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53)이 현대음악 전도사로 나섰다.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실내악)과 17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관현악)에서 각각 공연되는 ‘아르스 노바 시리즈’를 통해서다. 공연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진은숙은 “이번 ‘아르스 노바’ 시리즈는 특히 일반 사람들이 쉽게 현대음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신경써서 작품을 선정했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명곡들도 발굴해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게 내 역할이다”고 말했다.
올해로 9년째를 맞이하는 ‘아르스 노바’는 동시대 음악의 경향을 소개하는 국내 유일의 오케스트라 현대음악 시리즈다. 작곡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 수상자인 진은숙이 직접 기획에 참여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선 1908년에 작곡된 러시아 출신 미국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의 초기 관현악 걸작 중 하나인 ‘불꽃놀이’가 세상에 나온 지 106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풀랑크의 ‘가면무도회’, 캐나다 작곡가 비비에의 관현악 ‘오리온’, 스웨덴 출신의 작곡가 힐보리의 ‘증발된 티볼리’ 등도 초연된다.
“한국 청중들의 취향이 좁은 것 같다. 베토벤 5번과 차이콥스키 9번 등 특정한 몇곡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지금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말러 교향곡’도 몇년 전만해도 잘 안 듣는 곡이었다. “청중을 교육하는 차원에서 연주가 안 되는 곡을 프로그램에 넣어 듣게끔 해야 한다. 스트라빈스키의 곡도 10년이나 20년이 지나면 베토벤 음악을 선호하듯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미국 작곡가 앤타일의 ‘피아노, 드럼과 함께하는 바이올린 소나타 2번’과 함께 서울시향이 한국의 젊은 작곡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위촉한 작품인 재독 작곡가 서지훈의 ‘리좀’과 한국 작곡계의 거목 강석희의 80세를 축하하는 의미로 그의 ‘피아노 협주곡’ 등도 연주된다. 진은숙은 “새로우면서도 대중이 좀 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로 엄선했다”고 설명했다.
8일부터 18일까지는 젊은 작곡가 발굴을 위한 진 작곡가의 ‘마스터 클래스’가 진행된다. 참가자 중 우수작은 서울시향의 ‘아르스 노바’ 정규 리허설에서 실연할 기회를 얻는다. 지난 8월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로 세계 초연된 ‘사이렌의 침묵’과 지난달 뉴욕 필하모닉의 시즌 개막 공연에서 미국 초연된 ‘클라리넷 협주곡’ 등으로 호평받은 진은숙은 내년에도 독일과 영국을 오가며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아직 내 음악세계를 찾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생 내것을 찾기 위해 가는 과정에 있다. 이번에 쓴 두 곡도 나를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하나의 받침돌의 의미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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