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금융센터는 12일 ‘일본 대지진 발생 가능성 증가의 시장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난카이 해곡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는 자동차, 전자 및 반도체, 화학 및 제약 산업 등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히 중요한 산업 단지가 위치해 있다”며 “대지진 발생 시 전세계 제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빈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아이치현은 일본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도요차를 비롯한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집중돼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하청업체들도 이 곳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사카, 효고현, 미에현을 중심으로 전자 및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집중돼 있고, 반도체 생산의 필수재료인 포토레지스트와 에칭 가스 등의 생산에도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일본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일본 기상청은 이례적으로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수도권 서쪽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70∼80% 확률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평상시보다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향후 1주일 간 거대 지진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이번에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하면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에 비해 전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김 책임연구원은 예상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미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최근엔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대한 우려까지 겹칠 경우 시장이 심각하게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는 판단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또 금융시장 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일본 내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최근 물가 상승으로 긴축 사이클로 전환한 일본은행(BOJ)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완화 정책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