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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 긴축 강도가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물가 오름세가 가장 더디다고 판단됐던 일본 마저 장기간 풀어둔 유동성,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물가 전망이 오르고 성장률 수준을 상향 조정했단 소식이 약세폭 확대의 발단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행(BOJ)은 이날 ‘경제·물가정세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3.8%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0월 2.9% 예측에서 0.9%포인트 상향한 것이다. 이에 더해 물가 역시 기조적인 상승 압력이 있단 분석을 내놨다.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겠단 방침을 밝혔지만, 통화정책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에 시장의 두려움이 커졌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도 많이 오르고 있는데 오늘 국채 시장 약세 트리거는 일본은행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여파인 것 같다”면서 “시장에선 중국을 제외하고는 일본이 완화 기조를 가장 오래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것이 엇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전 세계 통화정책의 큰 그림이 바뀔 가능성에 금리가 많이 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 국채 금리는 최근의 연준 매파적 발언과 월가의 시각을 반영하면서 뉴욕장 휴장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18일(현지시간) 오전12시께 전장 대비 0.067%포인트 오른 1.839%, 2년물은 0.073%포인트 상승한 1.04%를 기록했다. 장단기물 금리 모두 팬데믹 이전인 2020년 1분기 수준의 고점에 도달했다.
이처럼 글로벌 채권 시장 흐름이 가파르게 약세를 보이는데다가 국내 시장은 여기에 더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3월 대통령선거(대선) 이슈까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커 투자자들이 충분히 주워 담을 만큼 싸진 채권 가격에도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기재부는 14조 원 규모의 추경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0조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발행할 것이란 소식이 나오자, 단기적인 추경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가 됐으나 투자심리는 여전히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금리는 아직 완화기조를 유지하겠으나 물가가 오른다고 하니 아시아장에서 일본, 홍콩 투자자들이 미국채를 팔면서 금리가 튄 것 같고 전날은 선물매도 완화로 받쳐줬지만 오늘은 반대된 흐름이 나타나는 분위기”라면서 “10년물 금리가 2.6%가 뚫렸는데 그럼에도 수요는 관망 흐름이라 기준금리가 1.75%에서 2%로 프라이싱하면 국고채 3년물은 2.3%대, 10년물은 추경 부담까지 더해 2.8%까지도 볼 수 있는 상황이라 상단을 예측하기보단 대응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