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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8일 ‘제19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은 ‘중고차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중고차 시장 개방에 대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정만기 KAIA 회장은 개회사에서 중고차시장 개방이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이익이 된다고 주장하며 ‘4윈(Win) 게임’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소비자에게는 차량 안전성과 거래상 신뢰성 제고, 매매상에게는 거래규모 증가로 인한 새 사업기회 증가, 완성차 업계에는 신차 경쟁력 제고, 부품업계에는 정품 수요 증가로 인한 시장 확대 등 4윈 게임이 될 것”이라며 “특히 거래 중고차에 대한 엄밀한 검사와 불량 부품 교체 그리고 인증이나 보증이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9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고차 업종은 생계형적합 업종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중소기업벤처부에 제출한 지 2년이 지난 만큼 마무리해야 한다”며 “선진국에서는 소비자와 매매상 간 정보격차가 심해 이를 해소하면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시장개방이 이뤄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은 중고차 시장은 신뢰할 만한 기업이 없고 가격이 고무줄이라며 정부의 대기업 시장 진입 규제는 소비자 편익 제공을 외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곽 사무총장은 “한국 중고차 시장의 규모는 252만대, 22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개인 간 거래와 직거래 비중이 높은 점이 특징”이라며 “신뢰할 만한 중고차 기업이 없고 상품의 낮은 품질과 고무줄 가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곡된 중고차 시장의 피해가 소비자 몫으로 돌아오는 것도 문제”라며 “대기업의 시장진입을 허용하면 이런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데 정부의 시장진입 규제는 소비자 편익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자동차시민연합 등이 참여한 교통연대는 중고차 시장 개방 촉구와 서명운동을 펼쳤다. 임 대표는 “한국 중고차시장은 주요 자동차 선진국과 달리 다양한 기업의 자유로운 시장 참여가 불가능한 폐쇄적 시장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허위매물과 성능·상태 조작, 강매 등 불법적인 판매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부가 연내 중고차 시장을 완전 개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소비자 단체는 소비자의 권리측면에서 완성차업계 진출 등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고 글로벌 선진 시장에서 일방적으로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분야 진출을 강제로 막는 사례는 없다”며 “기득권 유지보다는 미래 지향적으로 소비자 중심의 결정이 가장 요구되는 상황으로 조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고차 개발 부품업계에 새 활력소 역할도
중고차 시장 개방이 부품업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계동삼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단장은 중고차시장 개방이 부품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고차시장 개방으로 중고차 시장규모 확대와 수출 증대를 이루고 신차 판매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부품업계의 매출 증대, 미래차 전환에 대비한 충격 흡수와 투자 여력 확보, 고용창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은 품질·기술경쟁력, 납기 대응력, 원가 경쟁력 등 글로벌 최상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중고차시장 개방시 선제 대응을 통해 한국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기회와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