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김수남 검찰총장 “아직 北추종세력 곳곳에 숨어 있어”

전재욱 기자I 2015.12.31 16:51:55

"20대 총선 초기부터 흑색선전 등 엄정 대응해야"
"국가안보 균열하는 방위사업비리 발본색원 노력해야"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김진태 검찰총장은 31일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북한을 추종하면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하려는 세력이 곳곳에 숨어 있다”며 “대한민국 헌법가치를 부정하거나 정체성을 흔드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총장은 이날 2016년 신년사에서 이처럼 밝히고 “헌법가치 수호와 법치주의 확립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총장은 “4월 20대 국회의원 선거는 정치권 재편, 선거구 조정 등으로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거 초기부터 금품수수·흑색선전 등 주요 범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또 “지난해 대규모 도심 불법폭력 시위는 우리나라 법질서 수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안겼다”며 “자신의 입장과 이익만을 위해 법과 절차를 무시하는 불법 집단행동에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 총장은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사회지도층 비리, 시장질서를 교한하는 기업금융 비리를 적극 단속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가안보의 균열을 가져오는 방위사업비리를 발본색원하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전국의 검찰가족 여러분!

희망찬 2016년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올해에도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재주 많고 슬기로운 원숭이의 해를 맞아 검찰가족 여러분 모두 많은 성취가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해 제가 검찰총장으로 취임하여 여러분에게 ‘국민을 위한 바른 검찰’이라는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드린 바 있습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검찰은 맡은 바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여 왔고, 이는 각자의 자리에서 헌신해 온 검찰가족 여러분의 노고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국의 검찰공무원 여러분!

올해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튼튼한 기반을 다져야 하고, 경제활력 회복에 총력을 경주하면서 사회 각 분야 구조개혁의 성과를 구체화할 때입니다.

검찰이 해야 할 일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간다면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에 크게 기여하는 보람 있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새로운 희망을 품고 한 해를 시작하는 오늘, 우리가 올 한 해 역점을 두어야 할 사항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헌법가치의 수호와 법치주의의 확립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북한을 추종하면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하려는 세력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헌법가치를 부정하거나 정체성을 흔드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해야 합니다.

올해 4월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는 정치권의 재편, 선거구 조정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선거 초기부터 금품수수·흑색선전 등 주요 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공정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지난 해 있었던 대규모 도심 불법·폭력 시위는 우리나라의 법질서 수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안겨 주었습니다.

자신의 입장과 이익만을 위해 법과 절차를 무시하는 불법집단행동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하여, 성숙한 집회·시위 문화가 반드시 뿌리내리게 합시다.

둘째, 사회 곳곳의 부정부패를 단호히 척결해야 합니다.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사회지도층 비리,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국가재정 부실을 초래하는 기업·금융 비리를 적극적으로 단속해야 하겠습니다.

국가안보의 균열을 가져오는 방위사업비리를 발본색원하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특별수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겠습니다.

부패사범 수사에 공백이 있어서는 안되고, 수사는 늘 적시에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지휘·보고체계를 더욱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수사에 필요한 인적·물적 지원도 보다 신속하게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부정부패 없는 깨끗하고 공정한 사회가 되도록 올 한 해 검찰의 특별수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킵시다.

셋째,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폭력은 모든 강력범죄의 씨앗입니다.

‘폭력사범 삼진아웃제’ 등의 철저한 시행을 통해 폭력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를 쇄신해 나갑시다.

서민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각종 민생침해범죄에 대한 대응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합니다.

특히, 조직화·첨단화되어 많은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는 보이스피싱과 아동·여성 등 저항할 능력이 없는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보다 강력히 대처해야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범죄발생의 요인이 되는 각종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는 등 범죄의 근본적 예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울러, 범죄피해자의 권리보호와 경제적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여 피해자들이 조속히 범죄피해를 잊고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검찰가족 여러분!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며 더욱 발전하는 검찰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도 몇 가지 당부를 드립니다.

먼저, 원칙을 지키며 겸손한 자세로 직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이 되기 위한 요체는 원칙에 입각한 공정하고 일관된 법집행입니다.

사기, 교통사고, 폭력 등 국민이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사건부터 일반인의 상식과 법감정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처리기준을 세우고, 이를 철저히 준수해 나갑시다.

옛말에 머리를 숙이면 부딪치는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원칙을 지키되, 우리의 자세는 늘 겸손하게 낮추어야 국민의 믿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겸손은 진정성을 가지고 역지사지하며, 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하고, 그 입장을 배려함으로써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일선 검찰청에서 사건관계인이 자신의 의견을 편안하게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겠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큰 사건, 정치적 사건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작은 사건이 모여 생긴다”는 독일의 법철학자 구스타프 라드부르흐(Gustav Radbruch)의 말을 새겨야 합니다.

언론에 드러나지 않고 사소해 보이는 사건이라도 당사자 본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임을 명심하고, 어느 사건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조직의 역량 강화를 위한 혁신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시대에 뒤쳐지지 않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으로 검찰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검찰의 혁신은 “사요무실(事要務實)”, “무실역행(務實力行)”, 즉 실제 현장에서 실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보여주기 식의 혁신이 아닌, 검찰의 수사역량 강화와 국민의 편익 증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혁신을 추구해야 하겠습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실력을 키우고, 수사 현장에서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겠습니다.

경력이 많지 않은 구성원들에 대한 지도와 교육이 보다 내실 있게 이루어지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중간 간부들이 사후 결재나 감독의 역할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지혜와 경륜을 바탕으로 수사 초기부터 검사와 수사관들을 적극적으로 지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구성원들에 대한 교육이나 지도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성숙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날로 지능화, 고도화되는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전문 수사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며 하나로 힘을 모으는 검찰을 만들어 나갑시다.

조직의 역량 발휘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구성원의 인화(人和)와 단결입니다.

우리 검찰은 정의에 대한 강한 사명감,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해 내겠다는 불굴의 도전정신, 어떤 사건도 해결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질과 잠재력을 가진 우리가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고 합심한다면 검찰이 해내지 못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항상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상하간이나 동료간에 터놓고 소통하면서, 잘못된 점보다는 잘된 점을 먼저 찾아내어 칭찬과 격려를 보냅시다.

올 한 해 저도 늘 여러분과 대화하며, 검찰 구성원의 자긍심과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유태인의 지혜를 모은 탈무드에 이런 가르침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해서 그 사람을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전의 자신보다 점점 나아지는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훌륭한 사람이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이러한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각자의 자리에서 정진합시다.

작년의 검찰, 어제의 검찰보다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하며, 배우고 실천합시다.

다시 한 번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여러분의 가정에도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월4일

검찰총장 김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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