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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동차관리법 체계에서는 자동차와 배터리가 사실상 하나의 자동차 자산으로 관리된다. 이에 배터리만 별도로 소유하거나 임대하는 사업모델을 제도적으로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배터리 소유권 분리는 차체와 배터리의 소유자를 다르게 설정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차량 차체를 구매하고 배터리는 별도의 사업자로부터 구독·리스하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차량 가격에서 배터리 비용을 제외할 수 있어 전기차 구매 초기 부담을 낮출 수 있고, 배터리 성능 저하나 잔존가치 하락에 따른 위험을 배터리 운영사업자가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배터리는 차량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자동차 부품을 넘어 독립적인 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되면 금융과 에너지, 데이터, 자원순환 산업이 자동차산업과 결합하는 새로운 시장도 만들어질 수 있다.
손명수 의원은 개회사에서 “전기차 대중화에 맞춰 국민이 부담 없이 전기차를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세미나가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 자동차·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대진 KAMA 회장은 “현행 제도에서는 자동차와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해 등록·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어 배터리 리스·구독 등 새로운 사업 확대에 제약이 있다”며 “소유권 분리를 통해 금융·서비스·배터리 생애주기 관리를 결합한 새로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제발표에서는 배터리 소유권 분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권소담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전기차 배터리의 소유권 분리 법제화 필요성 및 주요국 사례’를 통해 유럽연합(EU)의 배터리 여권 제도와 중국의 배터리 분리판매·임대 사례 등을 소개했다.
권 변호사는 자동차관리법에 차량과 별도로 배터리 소유권을 제3자에게 공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에는 ‘대여구동축전지’ 개념을 신설하고 차체와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해 등록하는 내용이 담겼다. 자동차등록원부에 배터리 대여자를 표시하고, 배터리 대여사업자의 사업 요건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보 제공·성능평가 등을 규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배터리 소유권 분리가 실제 산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등록제도뿐 아니라 보험과 세제, 안전관리 체계도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차체와 배터리 소유자가 달라지는 만큼 사고나 배터리 성능 저하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이에 맞는 보험상품과 보조금 지급 기준, 분리과세 근거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욱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배터리 소유권 분리를 기반으로 한 7대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배터리 구독(BaaS)을 비롯해 배터리 뱅크, 배터리 교체·용량 유연화, 이동형 에너지, V2G·VPP, 배터리 진단·가치평가, 생애주기 순환 등이 대표적이다.
이 교수는 “배터리 소유권 분리는 단순한 구매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배터리를 독립적인 에너지·금융·데이터 자산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가 독립 자산으로 관리되면 완성차·배터리 기업뿐 아니라 금융사, 시험·인증기관, 에너지기업, 재활용기업 등 다양한 산업 주체가 배터리 생애주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정토론에서는 배터리 소유권 분리의 산업적 효과와 함께 제도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보호와 안전관리 문제를 논의한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소유권 분리가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배터리의 잔존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실제 시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배터리 성능과 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과 이력관리 체계, 안전기준, 책임소재 등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토론 좌장을 맡은 엄성복 한국자동차안전학회 부설연구소장은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조속한 본회의 통과를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