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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야당 주도로 김 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계획서 등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법사위는 김 검사에 대한 탄핵안 관련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8월 14일 오전 10시부터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법사위는 증인과 참고인으로 총 25명을 채택했다. 증인으로는 △김건희 여사 △이원석 검찰총장 △김영철 검사 △장시호 △박주성 검사(부산지검 동부지청장)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대표 △임은정 검사(대구지검 부장검사) 등 20명이, 참고인으로는 김 검사 관련한 기사를 작성한 기자 4명과 장시호의 변호인이었던 이지훈 변호사가 채택됐다.
◇與유상범 “국회 아무리 정쟁 휩싸였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
여야는 이날 회의에서 김 검사의 탄핵소추안 조사를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이 김 검사에 대해 중대한 헌법·위반을 근거로 탄핵한다고 하면서 정작 첨부한 증거는 네 개의 언론보도가 전부”라며 “해당 보도마저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증명된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유 의원은 “이렇게 허접하게 언론보도 네 개를 (증거로) 붙여놓고 탄핵한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가. 이런 식으로 언론보도만으로 탄핵한다고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탄핵당할 수 있다”며 “아무리 국회가 정쟁에 휩싸여 돌아간다고 해도 이런 식의 부끄러운 탄핵안을 만들고 논의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우려했다.
그는 “김 검사가 훈련시켰다는 내용에 대해 장시호가 이미 허위사실이라고 얘기했다는 문자메시지가 언론에 다 공개가 된 상황”이라며 “객관적으로 탄핵안 같은 일을 벌일 때는 국회가 좀 더 신중하고 제도상 권력 행사를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제도상 권력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는 말씀에 동의한다”면서도 “그것을 검찰에서부터 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조사를 해서 탄핵사유 없으면 중단하면 되고 탄핵사유 넘치면 본회의에서 탄핵안 가결하면 된다”며 “중간에 조사도 하지 말자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탄핵 절차는 징계절차일 뿐”이라며 “아직 조사도 안 했는데 여당에선 탄핵사유에 해당 안 된다고 결론을 내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검사는 신이 아니다. 여당 의원들이 검사 탄핵에 경기를 일으키는 것에서 권력의 본질이 검찰에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여의도에 여당이 없고 서초동 검찰이 여당이라는 얘기도 있다. 여당 의원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검 “이미 부당성 드러나…삼권분립 무너뜨리는 위헌적 절차”
대검찰청은 31일 오후 입장을 내고 “민주당에서 주요 탄핵사유로 김 검사와 특정인의 관계를 주장하고 있으나 이미 해당 특정인이 허위임을 밝힌 바 있어 부당한 탄핵추진임이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 대표 선거 돈봉투 사건 등 민주당 관련 수사·재판을 담당한 검사와 이를 지휘한 검찰총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불러내 수사과정을 조사하겠다는 것은 형사사법 절차를 정쟁으로 끌어들이고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헌적 절차”라며 “진행 중인 수사와 재판에 관여할 수 없다는 국정감사·조사법상 국회 권한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한 절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탄핵사유로 검사를 겁박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헌법상의 삼권분립 원칙을 무너뜨리는 탄핵절차가 추진되는 것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검찰은 어떠한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 2일 야당 의원 170명에 의해 발의됐다. 발의된 탄핵소추안에 야당이 적시한 사유는 크게 세 가지다. 야당은 우선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형사처벌과 불이익을 목적으로 수사기밀을 이용해 핵심 증인인 장시호에게 허위증언을 요구했다며 모해위증 교사 및 공무상 비밀 누설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철 검사, 특검팀서 국정농단 삼성 사건 공소유지 담당
또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콘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 ‘아크로비스타 전세권 설정 의혹’,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저가매수 의혹’ 등에 대해 과거 검찰 상관이었던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하는 등 봐주기식 수사를 했다고도 적시했다.
야당은 아울러 김 검사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 대한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확보한 녹음 파일을 이용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함으로써 수사권 없는 정당법위반 혐의에 대해 별건수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련 보도를 언론에 알려 피의사실을 공표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검사는 장시호 관련 의혹 보도가 나온 이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씀드린다. 악의적인 음해가 이뤄지고 있다”며 “저와 무관하게 이뤄진 제3자간의 개인적 대화 내용을 그대로 진실로 간주해 한 검사를 사회적으로 매장하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현실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아울러 허위증언 지시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결단코 없다. 검찰에서 기소한 장시호에게 특검 파견 중이던 제가 무슨 구형 운운했다는 것인지 그 자체로 말이 안 된다”며 “제가 장시호 등의 증언을 조작해 존재하지도 않던 국정농단 사건을 만들어냈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김 검사는 2016년 11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최서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건 수사와 공소유지에 참석했던 김 검사는 이후 특검의 공소유지 과정에도 참여해 삼성 측 변호인들과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으며 이 회장에 대한 유죄 판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