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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제1야당인 친중 성향 국민당의 허우유이 국민당 총통 후보와 중립 성향 민중당의 커원저 총통 후보는 내년 총통 선거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단일화 협상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각자 후보로 등록했다. 국민당은 이날 허우 후보와 함께 출마할 부총통 후보로 3선 의원 출신인 자오샤오캉 중광 회장을, 민중당은 커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우신잉 입법위원을 각각 지명했다.
국민당과 민중당은 지난 15일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18일 총통 후보와 부총통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론조사 오차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첫 협상이 결렬됐고, 23일 2차 협상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소속으로 총통 선거에 나서려던 궈타이밍 후보는 이날 “정권 교체를 위해 희생하겠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향후 계획과 총통 선거 레이스에서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로써 대만 총통 선거는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와 허우 후보, 커 후보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율 2, 3위인 허우 후보와 커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두 사람 중 누가 총통 후보가 되더라도 라이 후보를 앞지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야권 단일화 실패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라이 후보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형이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 대한 입장이 다른 3명의 후보로 선거 구도가 압축되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대만을 두고 중국과 미국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이번 총통 선거는 두 강대국의 대리전 성격도 띠고 있다는 진단이다.
라이 후보는 중국이 ‘대만 독립분자’라고 칭할 정도로 강경 노선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라이 후보가 차이잉원 총통보다 더 강경한 독립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청장 출신인 허우 후보는 중국의 힘을 인정하고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등 실용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진당을 탈당해 민중당을 세운 커 후보는 중립·중도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차기 대만 총통 선거는 내년 1월 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며, 당선인은 내년 5월 20일 총통으로 취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