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주식시장 체계 개편 추진 시사…거론되는 방향은

이용성 기자I 2025.01.21 15:16:39

김병환 “기업 성장별로 주식시장 차별화 검토”
코스닥 1부·2부에 승강제 도입 가능성

[이데일리 이용성 김경은 기자] 금융당국이 주식시장 체계 개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그간 글로벌 주요 증시 대비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자구책을 내놓은 셈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KRX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IPO·상장폐지 제도개선 공동세미나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1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진행된 ‘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 발표 세미나에서 “기업이 각각의 성장단계와 특성에 맞춰 자본시장에서 원활히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이에 따라 참여시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시장간 차별화와 시장간 연계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까지 각 시장의 차별화와 함께 시장 간 효율적인 연계 등을 통해 사실상 마비된 시장의 기능을 회복시킨다는 복안이다. 앞서 거래소는 자본시장연구원에 ‘증권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한 바 있다.

해당 용역에는 코스닥 시장을 시가총액과 재무건전성 등을 기준으로 우량기업이 속한 1부와 비우량기업이 속한 2부로 나누는 방안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스닥 시장 내 1부 기업과 2부 기업으로 나누면서 각 기업이 주주 중심의 선진 경영 등을 통해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승강제 도입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의 도쿄증권거래소 사례를 따른 것이라는 것이 학계의 설명이다. 도쿄증권거래소는 2022년 상장기업별 특성을 고려해 기존 5개 시장을 프라임·스탠다드·그로스 등 3개 시장으로 개편하고, 재무 상태와 기업가치 등에 따라 상장사가 각 시장에 배정되는 승강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마이너 리그’로 상대적 저평가를 받고 있는 코스닥 시장에 이번에 발표된 상장 폐지 요건 강화와 승강제 도입이 적용되면 각 기업이 자체적으로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밸류업 프로그램이 촉진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시장이 구분되면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중소형 우량기업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금융위에서 공식 검토에 나서기로 한 만큼 조만간 개편안 윤곽이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중장기적으로 개혁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며 “해외 사례와 전문가, 시장 의견 수렴 등을 통해 공론화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