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법 전문가들 "비영리법인 설립 간소화·등기 이의절차 개선 필요"

성주원 기자I 2024.09.30 14:44:43

법무사협회-등기법학회 ''등기법포럼'' 개최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준칙주의로 전환해야"
사인증여 집행자 지정방식 개선 등도 제안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대한법무사협회 법제연구소와 한국등기법학회가 지난 27일 서울 논현동 법무사회관에서 2024년도 제1회 등기법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비영리법인 설립절차를 간소화하고 등기 이의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한국등기법학회와 대한법무사협회 법제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2024년도 제1회 등기법포럼’에서 권오복(가운데) 한국등기법학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대한법무사협회 제공.
30일 대한법무사협회에 따르면 권오복 한국등기법학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등기실무상 제기되는 몇 가지 분야의 쟁점과 개선방안’을 대주제로 △공시기능에 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비영리법인 설립의 허가주의와 관련하여) △등기관의 처분에 대한 이의절차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고찰 △사인증여에 의한 등기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사인증여 집행자의 지정방식을 중심으로) 등 3가지 주제에 대해 토론했다.

제1주제로 ‘비영리법인 설립의 허가주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한 김영대 법무사(대구경북지방법무사회)는 비영리법인 설립이 주무관청의 허가에 의해 좌우되는 현행 허가주의가 헌법상 결사의 자유를 제한하며, 이로 인해 수많은 ‘법인 아닌 사단’들이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공시되지 않아 법적 분쟁이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의 사례를 들어 비영리법인 설립을 허가주의에서 준칙주의로 전환해 법인 설립을 더욱 간소화하고, 비영리법인의 난립과 공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준칙주의 도입이 법적 안정성과 공시 기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는 중요한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제2주제 발표에서는 김경오 집행관(전 수원지방법원 사무국장)이 ‘등기관의 처분에 대한 이의절차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김 집행관은 등기관이 등기신청을 각하했을 때, 이의절차를 통해 불복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실무에서는 이 제도가 잘 활용되지 않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이의절차가 복잡하고 처리 기간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신청인들은 동일한 사건에 대해 새롭게 등기신청을 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며 이러한 절차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의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속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담당 법관을 증원해 등기사건의 이의절차를 담당하는 전담법관을 지정하거나 사법보좌관의 업무로 편입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으나, 결론적으로는 “법관의 업무 경감과 이의절차의 신속성을 위해 사법보좌관이 이의신청 심리절차를 담당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세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한국등기법학회 이사 김효석 법무사(서울중앙지방법무사회)는 ‘사인증여에 의한 등기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김 법무사는 “사인증여의 절차에서 집행자를 반드시 유언으로만 지정해야 한다는 현행 등기선례가 법리적으로 부당하다”며 “사인증여계약서만으로도 집행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러한 제도적 제한이 사인증여 절차의 복잡성을 가중시키고 실무상 많은 혼란을 초래한다”면서 “등기선례의 개선을 통해 절차를 단순화하고 사인증여의 활용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통해 의뢰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인증여를 실행할 수 있고, 법적 안전성도 강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구연모 법학박사(전 법원공무원 교육원장), 사법정책연구원 연구담당관 이종구 사무관, 심재금 법무사(전 법원행정처·대법원 재판사무국장)가 각 주제의 지정토론자로 참여했다.

포럼의 총괄사회는 김동옥 한국등기법학회 총무이사가 맡았으며, 이국현 법원행정처 사법등기국장이 참석해 이강천 대한법무사협회장, 이기걸 한국등기법학회 이사장과 함께 포럼의 개최를 격려하는 축사를 낭독했다.

지난 27일 한국등기법학회와 대한법무사협회 법제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2024년도 제1회 등기법포럼’에서 이강천 대한법무사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대한법무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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