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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올라가는 관세…中 수출 호조에도 한숨 느는 이유

이명철 기자I 2024.07.12 15:45:12

6월 中 수출액 전년대비 8.6% 증가…예상치 상회
美·EU 관세 인상 등 보호무역, 수출 증가세 불확실
수입은 2.3% 감소로 돌아서, 내수 수요 부진 계속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지난달 자동차·희토류 증가에 힘입어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다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제품 관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출 하락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중국의 수입은 감소하면서 여전히 내수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서 수출용 자동차들이 선적 대기 중이다. (사진=AFP)


중국 해관총서는 올해 6월 수출액(달러 기준)이 3078억5000만달러(약 424조50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8.6%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8.0%를 뛰어넘는 수준이고 전월 증가폭인 7.6%도 웃돈다. 전년동월대비 증가폭만 놓고 보면 지난해 3월(14.8%) 이후 최고치다.

다만 6월 수입은 2088억1000만달러(약 288조원)로 전년동월대비 2.3%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2.8% 증가를 예상했는데 오히려 감소로 돌아섰다. 중국 수입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올해 3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수입이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 내부 수요가 줄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수출과 수입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3.6%, 2.0% 증가했다. 전체 무역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2.9% 늘었다.

국가별로 보면 베트남이 22.5%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수출은 10.7% 늘었다. 대만과 홍콩 수출은 각각 11.6%, 10.6% 늘었고 대(對)미국 수출도 1.5% 증가했다.

반면 한국 수출은 3.7% 줄었다. 일본과 유럽연합(EU) 수출도 각각 6.3%, 2.6%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25.3%), 선박(29.4%), 가전제품(24.9%), 철강재(24%) 등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희토류 수출도 10.9% 증가했다.

국가별 수입 규모를 보면 뉴질랜드(-15.8%), 독일(-12.9%), 인도네시아(-10.4%) 등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한국으로부터 수입은 같은기간 12.2% 증가했다. 한국의 대중 수출이 늘었다는 의미다.

중국 경제가 수요 부진으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무역 규모가 증가하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게 내부 평가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GT)는 올해 상반기 중국의 대외 무역이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이는 중국의 대외 무역과 국가 경제 개선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다만 외부 시각은 다르다. 최근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102.5%(최종 세율)를 부과하는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폭탄을 매기고 있다. EU 역시 중국산 전기차 등에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은 중국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로이터통신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들이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최근 몇 달간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며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의) 엇갈린 데이터는 중국 경제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정부의 추가 부양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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