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코리아 간부 상습 성추행 의혹…은폐 논란도

이윤화 기자I 2020.11.23 12:13:10

노동조합 조사결과 간부 상습 성추행, 피해 주장 다수
샤넬 "비밀서약 조사 과정 보호조치, 은폐 의도 없어"
노조 관계자 "1차 조사 진행 이후 한 달 째 답보 상태"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샤넬코리아가 사내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현재 외부 조사인을 지정해 조사 중이며 비밀서약은 조사 과정의 절차일 뿐 사건 은폐 의도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노동조합 측에서는 해당 조사가 11월 초 진행된 이후 가해자에 대한 조치나 사후처리 방안 등 아무런 내용을 공유 받지 못하고 있고, 계속 조사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다.

샤넬 BI.
샤넬코리아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직장 내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신고와 관련해 관계 법령 및 사내 규정에 의거해 철저하게 조사 중이며, 그 과정에서 직원의 인권 보호를 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샤넬코리아와 노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전국의 백화점 샤넬 매장 영업을 총괄하는 40대 남성 A씨는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신체부위를 만지고 포옹하는 등 수년간 성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조합 측이 지난 9월 피해자의 신고 접수를 받아 조사한 결과 약 10여 명의 피해자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샤넬코리아 측은 해당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노조 측에 조사 진행 상황 등을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 신고 접수 직후 회사는 즉시 피신고인을 매장 관련 업무에서 배제해 신고인과의 추가 접촉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고, 외부 조사인을 지정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또 비밀서약을 받아냈다는 노동조합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건 조사 과정은 관련된 모든 사람을 보호하고 외부 조사인이 철저하고 정확하게 조사할 수 있도록 엄격하게 비밀로 유지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샤넬코리아에 따르면 외부 조사인은 신고를 대리 접수한 샤넬 노조위원장의 요청으로 해당 위원장이 배석한 가운데 신고인들과의 조사를 완료했으며 현재 후속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조사 기간 중에는 모든 관계자들이 조사와 관련된 정보에 대해 기밀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는 조사가 결론 나기 전 상황에서 신고인과 신고 대상자를 포함한 모든 직원을 보호하기 위함이며, 이는 모든 조사에 동일하게 적용됐다”고 했다.

샤넬코리아는 신고인에 대한 모든 지원을 보장하며 공정하고 정확하게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제보에 의해 내부 조사를 진행할 경우 제보자에게 조사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방침을 갖고 있는데, 이번 사건 역시 제보 대리인인 노조에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노조 측은 해당 조사는 이달 초 마무리됐지만 그 이후로 사후 조사 진행 과정이나 가해자에 대한 조치 등을 공유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노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고소장 접수를 먼저 하지 않고 회사에 먼저 알린 이유는 생업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내부 규정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면서 “그러나 11월 초 피해자들의 피해 진술이 담긴 진술서에 사인을 받고 가져간 뒤 해당 진술서를 돌려받지도 못했고 진행 과정에 대해서 들은 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두 세 차례 진행 상황 공유 등을 요구했지만 회사 쪽에 연락하면 외부 변호사에게 물어보라는 식이고 담당 변호사는 사측과 이야기 하라며 회피하고 있어 피해자들만 두려움에 떨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 측은 사내 규정만으로 해당 사건 해결이 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답보 상태에 놓이게 된다면, 피해자들과 자체적으로 변호인을 선임하고 여성단체 등의 협조를 구해 고소장 접수 등 사법 절차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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