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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사장은 지난 12일 사의를 밝혔었다. 그는 이날 정부·여당의 요구대로 25조7000억원에 이르는 한전 그룹사의 추가 자구계획 발표했고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당정은 앞서 2분기 전기요금 조정 승인을 한 달가량 보류한 가운데 그에게 직접적으로 사퇴 압력을 가했었다. 현 한전의 재무위기 등의 책임을 물은 것이다. 그는 정치권과는 거리가 있는 산업부 관료 출신이지만 이전 문재인 정부 임명권자다. 당정은 그의 사의 발표 직후인 지난 15일 한전의 2분기 전기요금 조정계획을 승인했다.
한전은 차기 사장 임명 때까지 이정복 경영관리 부사장의 사장 직무대행의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된다. 이 사장 직무대행은 한전 비상경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주요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비상경영위는 5명의 상임이사가 △경영효율 △조직·인사 △전력·안전 △계통·건설 △원전·해외 5개 분과를 총괄하는 형태로 구성된다.
강경성 산업부 제2차관은 이날 이정복 사장 직무대행에 모든 임직원이 자구노력 계획의 차질없는 추진과 여름철 전력수급 관리,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비상한 각오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전은 19일 전남 나주 본사에서 정승일 사장에서 이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을 알리는 이임식을 열었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전기요금 정상화와 재무개선, 탄소중립,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2개 호기 준공, 안전 경영 등 한전이 지난 2년간 추진해 온 사업을 언급하며 이를 위한 임직원의 헌신과 노력에 감사를 전했다. 그는 이임의 변 중 몇 차례 목이 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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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국내 전력공급을 도맡은 시장형 공기업이다. 재작년 말 시작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 여파로 급등한 석탄·가스 등 발전 원가 부담을 떠안으며 적자가 쌓이고 있다. 2021년 5조8000억원, 지난해 32조6000억원이라는 유례없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1분기까지 6조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한편 정승일 전 한전 사장은 1989년 행정고시 33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이래 약 30년간 공직에 몸담은 산업 관료다. 2016년 한때 공직에서 떠났으나 2018년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 임명됐고 다시 산업부 제2차관으로 부름을 받아 2년여 간 공직에 복귀했다. 2021년 5월 한전 사장에 취임했다.
공직 재임 기간 경북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장 건립(2005년)이나 밀양 송전탑 건설(2013년) 등 사회적 갈등이 심했던 굵직한 에너지 부문 현안을 맡아 무난히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부 2차관 시절엔 한전 등 전력산업계의 숙원이던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성사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