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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열흘간 베네수엘라에서 엑스의 접속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영 TV를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엑스는 열흘간 베네수엘라에서 나가라”고 말했다.
엑스 접속을 금지한 이유로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들었으며, 마두로 대통령은 그가 증오와 내전, 죽음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간 마두로 대통령과 머스크는 자주 날을 세워왔다.
머스크는 베네수엘라 대선 전 자신의 엑스 계정에 “베네수엘라 주민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회를 얻을 때”라며 좌파 마두로 대통령 대신 야권 후보를 응원하는 글을 남겼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보수 성향 지도자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몇 차례 표명한 바 있다.
머스크는 베네수엘라 선관위가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발표하자 “독재자 마두로가 부끄럽다”며 ‘비극’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또 자신에 대한 마두로의 비난 이후 스페인어로 “당나귀가 마두로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라고 한 뒤에 조금 뒤 “마두로와 비교해서 당나귀에게 미안하다. 이런 동물에 대한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지지하자 마두로 대통령도 부정선거 의혹이 일어난 대선 직후부터 공개적으로 머스크에 대한 반감을 표출해왔다. 그는 별다른 증거 제시 없이 대선 개표 당시 개표 시스템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배후로 머스크를 지목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실제 해킹이 아닌 선거 당국이 구체적인 득표수 데이터를 숨기거나 감추기 위한 ‘꼼수’ 또는 ‘자체 시스템 파괴’라고 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엑스 사용 금지령에 앞서 개인 메신저 앱인 왓츠앱의 사용을 자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대선 이후 야권 지지자들이 군경 가족들을 협박하는데 주로 왓츠앱이 사용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베네수엘라는 지난달 28일 대선 이후 부정 개표 논란으로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곳곳에서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경찰과 충돌하면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현지 시민단체에 따르면 시위로 최소 23명이 사망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대선 투표 종료 6시간 만에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3선 확정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곤살레스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난 서방 조사기관의 출구조사 결과와 배치되는 데다 선관위가 개표 참관을 거부하고 실시간 상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부정선거 의혹이 일었다.
미국을 비롯해 남미 이웃 국가인 아르헨티나와 칠레는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