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발언에 앞서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를 타다 추락해 사망한 이들을 위해 흰 장미를 스피커 상자 위에 올린 뒤 묵념했다. 이어 박 상임공동대표는 “우리는 22년 전 죽음을 기억하며 싸우려는 것은 승리하는 것보다 잊히지 않기 위해서”라며 “장애인의 권리는 일반인의 권리와 다르지 않으며,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해 맞서 싸우겠다”라고 외쳤다.
전장연 소속 휠체어를 탄 장애인 10여 명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오후 3시 17분부터 지하철 탑승을 하려 스크린도어(안전문) 앞으로 이동했지만, 경찰이 몸과 방패 등으로 막아섰다. 현장에 있던 전장연 관계자는 “장애인도 지하철을 타게 해주세요”, “장애인도 지하철 타고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고 함께 살자”, “장애인도 사람이다” 등을 외쳤다.
이에 서울교통공사 측은 “역 시설에서 소란행위 및 연설행위를 하는 행위는 철도안전법에 따라 금지돼 있다”며 “이에 근거해 기자회견 동안 시위 중단을 고지하고 열차 탑승 시도에 대해 퇴거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장연 활동가들은 “물러나라”고 외쳤고, 경찰들은 “밀지 말라”고 소리를 높였다.
전장연과 경찰·역무원 간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지하철에 탑승하려던 승객 한 명은 역사 내 몰린 인파 속에 지하철을 타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지나가던 중년 남성 한 명은 “지금 뭐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하며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으나, 경찰 등의 제지에 막혔다. 2시간 넘는 대치 끝에 이들은 한국철도공사에 전철 내 소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오전 11시 26분께 열차에 탑승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4호선 지하철 서울역에서 진행된 탑승 시위는경찰 등의 제지 속에 탑승하지 못한 채 시위가 종료됐다.
한편, 전장연은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단독 면담이 불발되자 한동안 중단했던 시위를 이날부터 재개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서울시는 탈시설 의제를 다른 장애인 관련 단체들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합동 비공개’ 면담을 제안했고 전장연은 ‘단독 공개’ 면담을 요구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