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AI 위협업종 투매에 하락…코스피 흔들리나[뉴스새벽배송]

박정수 기자I 2026.02.13 08:06:16

AI 수익화 의구심 확산…밸류 재평가 본격화 조짐
기술주 매도에 나스닥 2%↓…시스코 12% 급락
앤스로픽, 기업가치 547조원↑…5개월만에 2배로
국내 증시, 하락 출발 이후 장중 변동성 장세 전망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인공지능(AI) 발달로 타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주식들이 급락하는 ‘AI 공포’ 투매가 이어지면서다. 주식뿐 아니라 원자재·가상자산까지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등 자산 전반에 걸친 디레버리징(차입 축소) 흐름이 나타났다.

국내 증시는 미국 AI주 급락 여파, 1월 미 CPI 경계심리, 국내 장기 연휴를 앞둔 현금 마련 수요 등으로 하락 출발 이후 장중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다음은 13일 개장 전 주목할 뉴스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기술주 매도에 나스닥 2%↓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1.34% 내린 4만9451.98에 거래를 마쳐.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 지수는 1.57% 빠진 6832.76을,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 지수도 2.04% 내린 2만2597.15에 장을 마감.

-낙폭의 중심에는 대형 기술주 매도. 최근 실적이 크게 나쁘지 않았던 종목들까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개별 기업 이슈를 넘어 기술 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과 성장 기대를 재점검하는 흐름이 뚜렷.

-애플은 5% 이상 밀렸고 아마존과 메타도 2% 이상 떨어져. 특히 시스코 시스템즈는 마진 전망 둔화를 이유로 12% 급락. 메모리칩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는 신호가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

-소프트웨어 업종 역시 최근 2주간 “인공지능(AI)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면서 매출 성장 지속 가능성과 가격 결정력에 대한 의심이 동시에 커진 상태. 대표적인 AI 관련주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4.8% 하락했고, 오라클은 2% 이상 밀리다 약보합(-0.43%)을 기록. 아이셰어즈 확장 테크-소프트웨어 ETF(IGV)는 2.8% 떨어지며 최근 고점 대비 약 32% 낮은 수준으로 내려.

◇ 메모리 가격 지속 급등 전망…샌디스크 5.2%↑

-기술주 전반이 흔들린 가운데서도 메모리 관련주는 강세. 미국 메모리업체 마이크론은 장중 438.77달러까지 오르다 소폭 상승 마감. 샌디스크 주가는 5.2% 급등.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버 최고경영자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난 분기 메모리 가격이 40~50% 상승했고, 이번 분기에는 계약 가격이 두 배로 뛸 수 있다”며 “공급 부족은 단기 변동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이 촉매.

-이는 메모리 업체의 가격 결정력이 크게 강화됐다는 신호. 특히 AI 서버 증설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업황 개선 기대를 뒷받침. 차세대 HBM4를 둘러싼 경쟁과 관련해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회사 측은 이미 대량 생산이 진행 중이라고 반박.

-이 같은 흐름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도 긍정적. D램·낸드 가격 상승과 제한적인 증설 기조는 전형적인 업황 상승 국면의 특징. 다만 HP와 델 등 PC 업체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고 결국 비용은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수도. 장기적으로는 메모리 수요 둔화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어.

◇ 국내 증시 변동성 장세 전망

-금일에는 낸드업체 일본 키옥시아의 어닝 서프라이즈, 반도체장비 업체 AMAT의 호실적에 따른 시간외 10%대 주가 급등과 같은 상방 요인에도, 미국 AI주 급락 여파, 1월 미 CPI 경계심리, 국내 장기 연휴를 앞둔 현금 마련 수요 등으로 하락 출발 이후 장중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키움증권은 전망.

-전일 코스피가 3%대 폭등하며 55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2월 이후 전반적인 수익률 탄력은 1월에 비해 크지 않았던 상황(월간 코스피 상승률 1월 +24%→2월 +6%). 이는 여전히 지수 상승의 속도 조절 압력이 잔존해 있음을 시사하며, 금일에도 다음주 국내 장기 휴장을 앞두고 차익실현을 통한 현금 확보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음.

-이 같은 차익실현 전략은 단기 대응 차원에서 적절할 수 있겠으나, 중기적인 증시 상승 추세는 쉽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은 유지할 필요. 현재 한국 증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 강화 등에 힘입어 여타 증시 대비 상대적인 이익 모멘텀이 우위에 있기 때문.

◇ 앤스로픽, 기업가치 547조원↑…5개월만에 2배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은 최신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 가치를 3800억달러(약 547조원)으로 인정 받았다고 밝혀. 지난해 9월 기업가치를 1830억달러(약 263조원)로 끌어올렸던 앤스로픽이 약 5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2배 이상 늘린 것.

-앤스로픽은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벤처투자사 코투가 주도한 이번 시리즈G 투자 라운드를 통해 300억달러(약 43조원)를 조달했다면서 이처럼 밝혀. 이는 목표액 200억달러(약 28조원)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 이번 투자에는 블랙록, 블랙스톤, 피델리티부터 카타르투자청(QIA)까지 다수의 금융기관과 벤처캐피털이 참여.

-회사는 조달 자금에 대해 “기업용 AI와 코딩 분야 시장에서 선도 지위를 유지하도록 최첨단 연구, 제품 개발, 인프라 확장에 사용할 것”이라고.

-앤스로픽은 모델 학습을 코딩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 AI 시장에서 차별화. 이러한 전략은 회사의 매출 기반 확대로. 회사의 현재 연환산 매출은 14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데, 이중 지난해 출시한 ‘클로드 코드’ 매출이 25억달러(약 3조원)를 넘어섰다. ‘클로드 코드’는 개발자들을 도와 프로그래밍 코드를 짜주는 기업용 AI 서비스.

-특히 앤스로픽은 최근 기업용 AI 도구 ‘클로드 코워크’를 선보이면서 글로벌 소프트웨어 주식 시장의 급락을 가져와. 클로드 코워크는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는 사무직도 AI와의 대화를 통해 문서 요약, 데이터 분석, 계약서 검토 등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앱을 만들 수 있는 유료 서비스. 클로드 코워크가 출시되자마자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이런 범용 AI가 세무 처리기 같은 고가의 전문 소프트웨어나 기업용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

◇ 美, 14일 또 부분 셧다운 위기

-미국 정치권이 이민 단속 절차 개혁 논의에 난항을 빚으면서 오는 14일(현지 시간)부터 연방정부 일부 기능이 재차 셧다운(업무중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이날 오는 13일 만료되는 국토안보부(DHS)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한 표결을 실시했으나 찬성 52표 반대 47표로 부결. 여당인 공화당이 민주당 반대를 뚫고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60표가 필요한데,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져 법안 처리가 무산.

-이날 표결이 진행된 법안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합의를 통해 도출한 법안은 아니었음. 이민단속 관련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공화당이 단독으로 표결을 추진한 것.

-미 의회는 지난 3일 대부분 예산안을 처리했으나 국토안보부의 경우 10일간만 자금을 지원하기로. 민주당은 이민 단속 절차 등을 개혁하지 않으면 예산안 처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일단 다른 예산안은 통과시키고 국토안보 예산은 차후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것. 이후 곧바로 협상이 이어졌지만 협상은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예산안 만료일이 다시 하루 앞으로.

◇ 현금 확보하자에 금·은 동반 급락

-금과 은 동반 급락. 금 가격은 3% 이상 떨어진 온스당 4936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은 가격은 10% 가까이 급락. 통상 주식시장이 흔들리면 금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지만, 이날은 오히려 귀금속이 급락. 주식 손실이 확대되자 일부 투자자들이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매도해 현금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제기. 레버리지 축소와 포지션 정리가 동시에 진행된 장세였다는 해석.

-제임스 스틸 HSBC 수석 귀금속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 급락이 현금 확보를 위한 금 매도로 이어졌다”며 “춘절을 앞두고 중국의 금 수요가 약화된 점도 시장 지지력을 상당 부분 약화시켰다”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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