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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네스트호텔 측이 지난해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한 4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두고 상반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네스트호텔이 사채 발행 당시 자본금(60억원)의 7.7배에 달하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어떠한 고지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11월 이 사실을 확인하고 실시협약 불이행 시정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네스트호텔은 “아직 지분 변경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회신만 했다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네스트호텔이 발행한 전환사채 상당수가 2020년 12월 31일 실시협약이 종료돼 토지를 반환해야 할 스카이72 골프장 주식을 사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부지를 무단 점유하면서 불법 영업을 해 논란을 빚은 스카이72의 지난해 말 기준 2대 주주는 네스트홀딩스다. 네스트홀딩스는 스카이72 골프장과 네스트호텔의 지주회사로 김영재 스카이72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이에 대해 네스트호텔 측은 “전환사채는 전환 청구일이 특정되어 2025년 이후에나 전환이 가능한 채권으로 그 이전에는 주식으로의 변경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2025년 이후 지분 5% 이상 변경이 생길 경우 협약대로 인천공항공사의 사전 승인을 받겠다고 수차례 공문으로 고지했으나 공사로부터 모두 묵살당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전환사채 발행은 애당초 인천공항공사의 승인 대상이 아니며 회사의 자금 조달은 사업자가 책임지는 경영에 속하는 사항으로 인천공항공사로부터 간섭받을 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협약의 해지를 통보하는데 있어 정식 절차를 누락하거나 생략함은 물론 협약 해지라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 채권 금융기관에 3영업일 만에 회신을 요청하는 등 졸속으로 일을 처리했다”면서 오히려 실시협약을 위반한 당사자는 인천공항공사라고 맞불을 놨다.
이승형 네스트호텔 대표는 “공기업인 인천공항공사가 아무런 법적 근거와 공익적 목적도 없이 5성 호텔에 대해 협약 중도해지, 호텔 철거라는 유례를 찾기 힘든 갑질을 하는 이유는 오로지 네스트호텔과 관계사 스카이72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스카이72에 대한 단전, 단수 등이 법원에 의해 무력화되자 관계사인 네스트호텔을 상대로 분풀이를 하는 것으로 전형적인 공기업의 갑질 행위로 생각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운영 기간이 43년 이상 남은 5성 호텔을 하루아침에 부수라고 하는데 당장 350여명의 종사자 생계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코로나19로 인천공항 인근에서 호텔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상호신뢰를 깨고 종사자의 생계까지 위협하는 부당한 갑질 행위를 조속히 철회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시협약이 해지되면 네스트호텔은 6개월 이내에 시설물을 철거하거나 채권단이 새 사업자를 선정해 운영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네스트호텔의 채권자는 한국산업은행(442억원), 광주은행(103억), 하나은행(60억원)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11일 채권은행에도 네스트호텔의 실시협약 중도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