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크립토닷컴은 자체 계좌에 있던 32만개의 이더리움을 호주에 본사를 둔 다른 코인 거래소인 게이트아이오로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경쟁사인 미국 1위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직원이 확인해 공개했는데, 이날 송금된 32만개는 크립토닷컴이 보유하고 있던 이더리움의 80%에 이르는 규모다.
크립토닷컴은 6년 전인 지난 2016년에 창업해 현재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고, 고객 수만 해도 5000만명에 이르는 대형 거래소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10위권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크립토닷컴은 지난해 12월에도 고객에게 100달러를 환불하려다 실수로 1050만달러로 호주에 있는 한 여성에게 송금했던 전력이 있었다 보니 이날 송금도 의심을 받았다.
이에 크리스 마르잘레크 크립토닷컴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트윗을 통해 “이는 어디까지나 사고 거래였다”라고 해명했고, 회사 대변인은 “당초 이더리움을 오프라인 콜드 스토리지에 있는 월렛으로 전송하려다 실수로 게이트아이오의 월렛으로 보내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에 게이트아이오로부터 4억달러 어치의 이더리움을 회수했다고 부연했다.
이 대변인은 “크립토닷컴이 운영하는 커스터디(수탁) 시스템의 경우 자금 이동은 우리의 콜드 월렛에 붙어 있는 화이트리스트 주소와 승인된 주소, 제3자 거래소에 있는 우리 기관 계정 간에만 이뤄진다”고도 했다.
이 같은 회사 측 해명에도 FTX 사태로 인해 불안이 커진 시장에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실제 크립토닷컴이 발행하는 토큰인 크로노스(CRO) 가격은 최근 24시간 새 24%나 급락했다. 이 기간 중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2.5% 정도씩 하락했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크립토닷컴이 고객들이 맡긴 예치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다른 거래소들과 서로 부족한 자금을 빌려주고 빌리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하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코인 거래소들 간에는 시장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서로 상대방 거래소를 이용해 거래하기도 한다.
일단 크립토닷컴은 최근 FTX 사태 이후 코인 거래소들이 투명성을 높인다며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을 적용했다며, 자신들은 지난 10일 기준으로 총 30억달러의 고객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알린 바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인 낸센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크립토닷컴의 준비금은 그보다 15% 정도 줄어든 25억5000만달러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