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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81m. 야트막한 정상에서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산이 서울 성동구에 있다. 경의중앙선 응봉역 인근에 있는 응봉산이다. 이 곳은 다양한 매력이 있지만 그 중 최고는 단연 ‘야경’이 꼽힌다. 응봉역에서 걸어 올라가면 15분, 응봉동 현대아파트 코스를 선택하면 10분 만에 서울 한복판 ‘야경의 성지’를 만날 수 있다.
서울 시내에 야경 명소는 많다. 그러나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마치 섬에 오른 것처럼 탁 트인 시야로 야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넓게 뻗은 한강과 이를 사방으로 가로지르는 교각을 바로 발밑에 둔 것처럼 볼 수 있는데다 왼쪽으로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 오른쪽으로는 ‘남산타워’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일출과 일몰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실제로 연초 응봉산은 해돋이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등산 시간 대비 만족도를 ‘가성비’라고 본다면, 이 역시 최고 수준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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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동에 거주한다는 한 40대 여성은 “가볍게 산책 삼아 오르기 좋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찾고 있다”며 “낮에 와도 중랑천과 한강을 비롯한 풍경이 좋고 밤에 와도 야경이 멋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정상에 올라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팔각정’이다. 응봉산 정상 한복판에 자리 잡은 팔각정은 조명을 받아 특유의 정취를 뽐내고 있었다. 문이 개방돼 있어 누구나 올라 좀 더 높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간혹 시민들이 먹거리를 가져와 소풍처럼 이곳을 즐기기도 했다.
팔각정 주변에는 곧게 뻗은 나무들이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중 유독 높이 뻗은 한 그루의 나무는 다른 침엽수와 달리 잎이 많지 않은데 나름의 독특한 운치가 있다. 한강 변을 내려다보기 가장 좋은 위치에 있어, 이 나무를 옆에 두고 ‘포토 아일랜드’가 꾸려졌다.
포토 아일랜드에서는 저 멀리 남한산부터 청계산, 관악산 등 서울 시내의 명산이 둘러싼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울숲을 지척에 두고 거미줄처럼 엮인 동부간선도로와 성수대교, 강변북로를 오가는 차들의 불빛은 생동감 있는 야경의 진수를 보여준다. 색색의 조명을 설치한 동호대교도 정상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응봉역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최근 아치형의 경관 조명을 설치한 응봉교가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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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는 응봉산 팔각정 야경이 인근에 있는 서울숲과 중랑천 산책길, 응봉교 경관 조명과 더불어 지역 명소로 자리 잡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많은 주민이 즐겨 찾는 도심 속 새로운 야간 명소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더 안전하고 아름다운 성동구 이미지가 구축될 수 있도록 도시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