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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맹탕 청문회' 되나…여야, 증인 채택 두고 평행선 계속

김범준 기자I 2023.08.11 17:27:24

국회 과방위, 청문회 증인·참고인 채택안 두고
11일 여야 간사단 논의 이어갔지만 합의 ''불발''
전날 전체회의도 증인 요구 두고 대치 후 폐회
후보자 의혹 짚을 ''증인 없는 청문회'' 우려↑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자칫 ‘맹탕 청문회’에 그칠 상황에 처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오는 18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를 확정했지만, 관련 증인과 참고인 채택 범위를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면서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놓고 여당 간사 박성중(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여당 간사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언쟁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과방위 여야 간사단은 이날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두고 실무자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국회에서 열란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는 채택했지만, 해당 안건은 여야의 입장 대치로 의결하지 못하고 끝내 폐회하면서다. 이날 간사단 논의도 별다른 진전 없이 여야가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제자리걸음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이명박 정권 당시 이 후보자가 방송 등 언론을 장악하려고 했다며 방통위원장 임명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해당 의혹을 추궁할 박성제 전 MBC 사장과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등을 인사청문회 주요 증인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 무마 의혹과 관련해 당시 하나고 이사장이었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교사, 담당 수사 검사 등도 주요 증인·참고인으로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야당의 과도한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이 요구하는 증인 모두를 채택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대신 문재인 정권에서 해임됐던 김장겸 전 MBC 사장과 고대영 전 KBS 사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증인과 참고인 등에게 출석요구서를 늦어도 청문회 시작일 5일 전까지 송달해야 한다. 오는 18일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은 전날 과방위 의결로 확정한 만큼 출석요구일 송달 시한은 오는 13일이다.

따라서 이번 주말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날이 업무일 기준으로 청문회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안을 협의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협의가 끝내 결렬될 경우 자칫 인사청문회는 열렸지만 증인과 참고인은 없는 ‘앙꼬없는 찐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른다.

민주당은 이날 협의를 끝내지 못하더라도 인사청문회 실시 직전까지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추궁할 수 있는 증인과 참고인이 채택될 수 있도록 계속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 청문회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서의 법정 시한을 넘기더라도 강제 구인 사항이 아닌 만큼, 전날이라도 연락을 받은 대상자들이 적극 출석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 조승래 의원 등 소속 민주당 의원 11명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정부 여당이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증인채택 시한을 이틀 앞둔 오늘까지 방해 공작만 일삼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이동관 후보자와 하등 관계 없는 엉뚱한 사람들의 증인 출석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는 (이 후보자를 둘러싼) 언론 탄압, 학폭 은폐, 인사 청탁 의혹을 증언할 증인은 한사코 채택을 거부하는 국민의힘은 청문회를 할 생각이 없음이 명백하다”면서 “결국 국민의힘의 목표는 관련 증인들을 모조리 빼돌려 청문회 자체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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