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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미 해군 5함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함정과 해군기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도 5함대는 호르무즈해협에 쾌속정과 무인선을 보내 이 해역을 감시했다. 지난 19일엔 브래드 쿠퍼 5함대 사령관이 영국·프랑스 해군 지휘관과 함께 유도미사일 구축함 폴 해밀턴함을 타고 호르무즈 해협을 찾았다.
미군이 호르무즈해협 순찰을 강화한 건 이곳에서 이란의 나포 위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달 3일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파나마 선적 니오비호를 나포한 바 있다. 지난달 27일엔 쿠웨이트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마셜제도 유조선 어드밴티지스위트호를 나포했다. 미 국방부는 2021년 이후 이란에 공격당하거나 항해를 제지당한 외국 상선이 15척에 달한다고 이달 초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해협으로, 페르시아만 인근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핵심 경로다. 전 세계 석유 수출량의 3분의 1가량이 이 곳을 거친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이 21해리(약 39㎞)에 불과해 이란은 서방을 압박할 때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해군의 존재감 과시가 중동의 국제정치 구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그간 미국의 중동 우방으로 여겨졌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의 대표적 반미 국가인 이란·시리아와 잇달아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미국의 중동 내 영향력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중동 국가 사이에선 미국이 과거처럼 안보를 보장하지 못할 것이라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존 가즈비니언 펜실베이니아대 중동센터 소장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순찰 강화 조치가 이 지역에서 아직 미국이 필요하다는 걸 입증하기 위한 노력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