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데일 블루아울캐피털 매니징디렉터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모대출 펀드를 둘러싼 환매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투자금 회수 요청이 몰렸다는 사실과 펀드가 보유한 대출자산의 건전성은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블루아울은 지난 상반기 일부 비상장 사모대출 펀드에 대규모 환매 요청이 몰리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 블루아울크레디트인컴코퍼레이션(OCIC)과 블루아울테크놀로지인컴코퍼레이션(OTIC)에 접수된 올해 1분기 환매 요청은 총 54억달러(약 7조8348억원)로, 전체 지분 대비 각각 21.9%와 40.7%에 달했다. 다만 실제 환매는 약관에 따라 두 펀드 모두 순자산가치(NAV)의 5%까지만 이뤄졌다. 투자자들이 신청액의 일부만 돌려받게 되자 일각에선 펀드의 유동성 부족과 대출자산 부실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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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본시장에서는 환매 신청 규모만으로 펀드의 건전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데일 매니징디렉터도 인터뷰에서 사모대출의 위험은 투자자가 한꺼번에 돈을 찾았는지가 아니라 △대출의 자본구조상 우선순위와 담보 수준 △차입기업의 원리금 상환 능력 △운용사의 부실 대응 역량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루아울 "환매 제한보다 중요한 건 대출의 퀄리티"
사모대출은 자산운용사가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투자 방식이다. 대출자산을 주식이나 상장채권처럼 바로 현금화하기 어려운 만큼, 만기 없이 운용되는 에버그린 펀드는 통상 한 분기에 NAV의 5%까지만 환매를 허용한다.
블루아울은 이 같은 환매 한도가 시장 상황이 나빠진 뒤 새로 도입된 조치가 아니라 펀드 설계 단계부터 정해진 규칙이라고 설명했다. 환매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정상적인 대출자산까지 급하게 처분하면 할인 매각에 따른 손실이 펀드에 남은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환매 요청이 펀드 자산의 10%라면 투자자는 신청액의 절반가량만 우선 돌려받는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지만, 비유동성 자산을 보유한 펀드가 언제든 전액 환매를 제공하는 것처럼 운용하는 것보다 자산 만기와 유동성을 맞추는 편이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데일 매니징디렉터는 "사모대출 펀드를 예금이나 상장지수펀드처럼 필요할 때 전액 회수할 수 있는 상품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투자자는 환매 조건뿐 아니라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원금 상환만으로 정기적인 환매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루아울은 환매 신청 증가에도 대출자산의 건전성에는 뚜렷한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요주의 대출과 이자 미수취 자산, 대출조건 변경 요청은 의미 있게 늘지 않았고 차입기업의 매출과 상각전영업이익도 중·후반 한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실제 블루아울 직접대출 포트폴리오의 설정 이후 평균 손실률은 0.12%, 평균 담보인정비율은 40%대 초반이다. 기업가치가 100이라면 대출액은 약 40 수준으로, 그 아래에 사모펀드 운용사가 투입한 자기자본이 놓여 있다. 기업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이 자기자본이 손실을 먼저 흡수하는 구조다.
사모대출을 일반 회사채나 신디케이트론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신디케이트론이 짧은 기간 안에 여러 투자자에게 판매되는 반면 직접대출은 수주에서 수개월간 재무실사와 경영진 면담, 현장 방문을 거쳐 실행된다. 소수 대주단이 대출 조건을 직접 협상하기 때문에 재무약정을 보다 촘촘하게 설정할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해당 기업을 잘 아는 대주들이 직접 구조조정과 회수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익률보다 현금흐름·운용 역량 봐야
최근 사모대출 펀드에서 환매 요청이 한도를 웃돌면서 한국 기관투자가들의 신규 해외 대체투자 심사도 한층 신중해졌다.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보험사 등은 고금리와 사모펀드 회수 지연을 겪으면서 목표수익률보다 실제 분배금과 유동성, 손실 방어력을 더욱 꼼꼼히 따지고 있다.
데일 매니징디렉터는 이 같은 환경에서 자산 매각이나 기업가치 상승에 의존하기보다 계약에 따라 수익이 꾸준히 발생하는 자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모대출은 이자를 통해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고, 데이터센터와 순임대 부동산 등 실물자산도 장기 임대계약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블루아울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거나 소유한 뒤 대형 기술기업과 10~20년 장기 임대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AI 기업의 주가나 미래 시장점유율보다 임차인의 신용도와 장기 임대료를 바탕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를 갖춘 셈이다. 데일 매니징디렉터는 "특정 AI 모델이나 반도체 기업의 승자를 고르기보다 AI 산업 전반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와 전력·냉각시설에 투자하는 전략이 주효하다"며 "어떤 AI 모델과 플랫폼이 최종 승자가 될지는 아직 알기 어렵지만, 어떤 기업이 승리하더라도 데이터센터와 전력, 냉각설비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사모대출이라도 운용사에 따라 성과 차이가 큰 만큼 과거 수익률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손실을 얼마나 낮게 유지했는지, 부실자산을 관리하고 회수한 경험이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일 매니징디렉터는 "최근의 환매 논란만으로 사모대출 시장 전체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환매 규칙과 실제 자산 건전성을 구분하고, 운용사의 심사와 손실 관리 역량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사모대출이라도 선순위 여부와 담보 수준, 차입기업의 재무 상태, 펀드의 환매 조건에 따라 위험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일부 펀드에 환매 요청이 몰렸다는 이유만으로 시장 전체를 부실로 볼 것이 아니라 자금이 어떤 기업에 어떤 조건으로 집행됐고 운용사가 부실에 대응할 역량을 갖췄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