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민 평가원장은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학년도 수능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평가원장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모의평가(모평)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 난이도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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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은 킬러문항 없이도 수능 결과가 대입 전형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만큼의 변별력을 갖추겠다고 설명했다. 문영주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내지 않더라도 대입 자료로 기능할 수 있는 변별력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킬러문항은 그간 수능에서 변별력을 가르는 핵심으로 평가받았다. 다만 교육계에서는 킬러문항으로 인해 사교육이 조장되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평가원은 킬러문항을 없애고 고난도 문항 등을 통해 변별력을 갖추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이과 통합수능으로 이뤄진다. 2022·2023학년도에 이어 3년째 이어지는 문·이과 통합수능은 계열별 통합을 골자로 하는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것이다.
국어·수학·직업탐구 영역은 ‘공통+선택과목’ 구조로 출제된다. 국어영역의 경우 공통과목(독서·문학) 외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며 수학영역의 경우 공통과목(수학Ⅰ·수학Ⅱ) 외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사회·과학탐구영역은 문·이과 구분 없이 과목 17개 중 2개를 선택할 수 있다.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로 진행된다.
평가원은 과목간 표준점수 격차를 최대한 좁히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수능에서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11점으로 나타났다. 문 본부장은 “(11점 차이는) 너무 격차가 크다고 평가한다”며 “오는 6월·9월 모평을 통해 학생 수준을 평가하고 이에 맞춰 문항을 출제하면 자연스럽게 간격이 좁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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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강의·교재와의 연계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0%가 유지된다. 학생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수능-EBS 연계정책은 고교교육과정을 왜곡시킨다는 비판으로 2022학년도 수능부터 연계율을 70%에서 50%로 줄였다. 평가원은 연계율을 50%로 유지하는 대신 교재에 포함된 도표·그림·지문 등에 대한 수정을 최소화해 연계 체감도를 높여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문 본부장은 “연계 체감도를 제고하기 위해 (EBS교재) 자료에 대한 재구성 정도를 이전보다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어·수학 과목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올해도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학생·학부모들은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공개를 요구했으나 평가원은 점수를 공개할 경우 점수 받기 유리한 과목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불가 방침을 내세웠다. 문 본부장은 “(수험생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한다는 교육과정의 취지에 비춰볼 때 이는 비교육적”이라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수능 지문이 대형학원의 사설모의고사 문제와 겹치지 않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앞서 지난해 수능 영어 23번 문항 지문이 대형학원의 사설모의고사 문항 지문과 동일하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문 본부장은 “사설학원에서 나오는 문제집을 모두 검토할 수는 없겠지만 시중에 나온 문제집 등을 최대한 검토해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치러지는 수능은 11월 16일 실시되며 5일간의 이의신청을 받은 뒤 같은달 28일 정답을 확정한다. 이후 22일간의 채점을 거쳐 12월 8일 수험생들에게 성적표가 배부될 예정이다. 평가원은 수능에 앞서 6월·9월 모평을 시행한다. 6월 모평는 6월 1일, 9월 모평은 9월 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