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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익힌 숙잠 ‘홍잠’이 간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를 활용한 항암·건강보조식품 개발도 추진된다.
농촌진흥청은 차의과학대학교 약학대학 김은희 교수 연구진과 공동 동물실험을 통해 홍잠의 간암 예방효과를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홍잠(弘蠶)은 먹을 수 있도록 익힌 숙잠이다. 누에가 다 자라 고치를 짓기 전 상태의 숙잠(熟蠶)을 수증기로 익혀 동결 건조한 것이다. 농촌진흥청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숙잠은 고단백 영양원이지만 단단해서 먹을 수 없던 걸 식용으로 가공한 것이다.
연구진은 실험쥐에 16주 동안 주 1회씩 간암 유발 독성 물질인 ‘DEN’과 홍잠 1g(60㎏ 성인 기준 10g)을 동시 투여 후 간의 악성 종양 발생 상태를 관찰했다. 이 결과 홍잠을 함께 먹은 쥐는 DEN만 투여한 비교군보다 악성 종양이 88% 적었다. 또 세포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암화증상(이핵현상)과 악성 종양 증식인자 PCNA도 각각 70%, 58% 적었다. 암세포 전이·재발 인자인 Ki-67도 50% 적었다.
간암뿐 아니라 간염, 간경화 억제 효과도 확인했다. 홍잠을 먹은 쥐는 간염 물질인 TNF-a가 62% 줄고 간 손상 정도를 판단하는 인자인 CYP2E1와 ALT, AST, 빌라루빈, LDH도 41~100%까지 감소했다. 간경화를 유발하는 간 섬유화 인자 CoL1a1과 Acta2, 간경화 지표인 GST-pi와 a-SMA도 40~87% 감소했다.
농진청과 차의과학대는 지난해 11월 이를 공동 특허출원하고 항암·건강보조식품 상품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건휘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은 “홍잠을 꾸준히 먹는 것만으로도 간암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양잠업계가 힘을 모아 홍잠 보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