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 미국에서 15조978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조467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보다 192.2% 급증했다. 반도체 불황이 찾아오기 직전인 2022년 상반기에는 미국에서 13조80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올해는 이보다도 더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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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시 50%대를 회복했다. 2022년 상반기 50.4%에서 지난해 상반기 44.1%로 하락했다가 올해는 55.4%로 약 11.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중국 매출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31.3%에서 올해는 29.8%로 다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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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체 매출 중 중국의 비중은 16.1%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9.6%에서 약 7%포인트 올랐다. 미주 지역의 매출 비중은 36%로 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증가율은 1%포인트에 그쳤다.
두 회사 모두 중국 매출이 늘어난 건 현지의 반도체 사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을 향한 미국의 반도체 규제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중국은 HBM 개발 등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기술 제재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규제 강화 전 반도체 재고를 쌓아두려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대부분의 D램 제조사가 3분기 계약 가격 협상을 완료했고 예상을 넘는 결과를 얻었는데, 중국 클라우드서비스기업(CSP)들은 AI 칩이나 메모리 구매에 미국이 새로운 제재를 가할지 우려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조달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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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별로 갈리는 지역별 매출 경향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HBM 수요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국 역시 반도체 ‘큰 손’인 점을 재확인한 만큼 우리 기업들의 중국 사업이 리스크에 놓이지 않도록 정부가 미국과 지속적인 소통·협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HBM 수요로 미국 시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중국도 놓을 수 없는 시장”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