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진우 김정민 기자]‘자동출력제어장치(auto throttle)’의 오작동 여부가 아시아나항공기 착륙사고의 원인을 판단할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만일 오토 스로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사고원인으로 조종사 과실보다 기체결함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오토 스로틀은 비행기 조종사가 원하는 속도를 입력하면 비행기가 자동으로 엔진 출력을 조절해 정해진 속도를 유지하는 장치다. 앞서 일선 민항기 기장들은 이 장치가 정상 작동하고 있었다면 착륙 시 속도가 권장속도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오토 스로틀 오작동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본지 7월 9일자 1면 참조>
◇‘조종미숙이냐 기체결함이냐’ 공방
데버러 허스먼 美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두 기장이 ‘착륙준비를 하면서 권장속도인 137노트로 비행하도록 오토스로틀을 설정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비행기록에 따르면 사고기인 아시아나 214편은 충돌 34초전부터 권장속도를 밑돌기 시작했으며 활주로 앞 방파제에 부딪치기 3초전 속도는 103노트에 불과했다.
허스먼 위원장은 “조종사들은 ‘500피트 상공에서 비행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는 것을 알고 속력을 다시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NTSB는 오토 스로틀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블랙박스 및 비행기록 확인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당시 사고기인 B777기를 조종 중이던 이강국 기장의 ‘관숙비행(기종 변경을 위한 훈련 비행)’ 등을 문제삼으며 조종미숙으로 몰아가는 분위기였다.
◇과실 책임 따라 피해배상 주체 달라져
아시아나 B777 여객기 사고의 원인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이유는 과실 책임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피해를 배상해야 하는 주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이 가입한 보험의 보험사들이 기체 파손과 부상자 사망자에 대한 보상을 해주지만, 기체결함이거나 공항시설의 문제가 있었다면 보험사들도 항공기 제작사나 공항관리책임이 있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종사 과실이거나 정비 불량이 주요 원인이었을 경우에는 아시아나항공이 향후 항공기 피해 보상 보험에 가입할 때 적용되는 보험료율도 올라간다.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들은 우선 보험사와 피해 보상금 합의를 하게 되는데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개별적으로 소송을 진행한다.
소송 결과 피해 보상액이 확정되면 아시아나항공이 배상해야 하는 피해액은 보험사들이 지급하지만, 기체 결함이나 관제 실수가 인정되었을 경우에는 항공기 제작사나 부품제조사, 샌프란시스코 공항에도 피해보상 의무가 생길 수 있다.
어느 쪽에 과실이 있느냐는 소송이 어디에서 진행되느냐를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관련 소송이 제기될 경우 피해보상액이 더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과실이 있다거나 항공기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다면 피해자들은 미국 정부나 보잉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보험한도가 충분하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이 입게 될 금전적인 직접 피해는 향후 보험료가 상승하게 되는 정도에 그친다”면서도 “다만 항공사로서의 명예 등이 달린 문제여서 사고 원인 규명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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