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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200% 때리면 美 약값 뛴다”…인도 제약이 안 떠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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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8.24 1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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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28년 제네릭에 100% 관세·이듬해 200% 예고
美 처방 90% 이상이 제네릭…약값 지출은 13%에 그쳐
관세 현실화 땐 美 처방약 지출 8~15% 늘고 품귀 가능성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제네릭 의약품에 최대 200% 관세를 예고했지만 인도 제약사들이 서둘러 미국 생산시설을 늘릴 필요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저가 제네릭이 미국 의료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고율 관세가 실제로 시행되면 미국 환자의 약값 부담과 의약품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슈웽크스빌에 있는 스키팩 약국에서 한 어린이가 접종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슈웽크스빌에 있는 스키팩 약국에서 한 어린이가 접종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블룸버그 오피니언은 인도 제약사들이 수십 년에 걸쳐 미국 시장에 값싼 의약품을 공급해왔고 이 같은 지배력이 단기간에 흔들리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위협하고 있지만 상업적·정치적 부담이 커 실제 관세가 전면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지 않으면 2028년부터 100% 관세를 부과하고 이듬해에는 이를 20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선파마슈티컬인더스트리스와 닥터레디스래버러토리스 등 인도 제약사들이 이에 대응해 미국 공장 건설을 서두르기보다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제네릭은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성분의 제품을 다른 업체가 생산하면서 가격을 크게 낮추는 역할을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트루바다는 제네릭 출시 이후 정당 가격이 약 50달러에서 3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처방전의 90% 이상이 특허 만료 의약품이지만 전체 약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다. 값싼 의약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제네릭 산업의 수익성이 그만큼 낮기 때문이다.

아시아 5대 제네릭 업체의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은 약 22%로 세계 5대 신약 개발 제약사보다 낮다. 블룸버그는 이처럼 마진이 낮은 업체들이 생산비가 더 높은 미국으로 제조시설을 옮길 유인이 크지 않고 관세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면 부담은 미국 환자와 의료시스템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컨설팅업체 베다파트너스의 스펜서 펄먼 헬스케어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가 미국 전체 처방약 지출을 약 8~15% 늘릴 수 있다고 추산했다.

반대로 제약사들이 추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면 일부 의약품은 생산 자체가 채산성을 잃을 수 있다. 이 경우 제네릭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는 값싼 의약품의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아예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은 2028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제약업체들이 미국 생산을 확대하는 데 신중해야 할 이유로는 현지 공장의 낮은 수익성도 거론됐다. 닥터레디스는 지난해 3월 수년간 손실을 낸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 제네릭 공장을 폐쇄했다. 이 공장에서는 이부프로펜과 아스피린 등을 생산했다.

회사 측은 당시 현지 언론에 해당 공장이 “수익성을 확보할 뚜렷한 경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제네릭 산업은 1970년 의약품 물질특허를 폐지한 이후 성장했다. 현지 업체들은 서구 의약품을 역설계하며 제조 기술을 축적했고, 인도가 2005년 물질특허를 복원할 무렵에는 30년 이상 쌓은 기술과 생산 규모를 바탕으로 특허 만료 의약품 수출시장에 진출했다.

미국에서도 1984년 제정된 법을 계기로 FDA가 제네릭을 보다 짧은 절차로 승인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졌다. 이 과정에서 인도는 미국 제네릭 알약의 최대 공급국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주사형 제네릭에서는 미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여전히 높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부 인도 제약사들은 미국 생산에 투자하고 있다. 인도 최대 제약사 선파마와 오로빈도파마 등이 현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이들 투자가 관세 위협에 대응한 조치라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의약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상업적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가 필수 의약품을 해외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을 우려할 이유는 있다고 블룸버그는 인정했다. 다만 모든 수입 제네릭에 일률적인 관세를 매기는 방식보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약품에 대한 선택적 지원, 공급망 다변화, 장기 구매계약 등이 공급망 안정에 더 직접적인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지난 40년간 안전한 의약품을 가장 싼 가격에 공급하는 업체에 유리한 시장구조를 만들어왔고 아시아 제약사들이 이에 맞춰 경쟁력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이 구조를 실제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전까지 인도 제약사들이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크게 동요할 이유는 적다는 게 칼럼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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