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섬모 우리 몸 항상성 유지···장애 시 비만 등 유발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퇴화된 흔적기관으로 알려졌던 일차섬모(primary cilia)가 에너지 대사와 뼈 항상성 조절에 관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추신경계를 통한 에너지대사와 골밀도의 동시조절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대사질환과 동반하는 골질환 관련 약물 개발의 단서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은 김기우 연세대 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뇌 시상하부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일차섬모가 이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소기관임을 알아냈다고 22일 밝혔다.

일차섬모는 코점막이나 폐표면, 난관 등에 있는 운동성 섬모와 달리 운동성이 없는 미세소관이다. 감각기관에서 다양한 감각을 전달하기 위한 수용체로 작용한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뇌 시상하부 복내측핵에 존재하는 특정 신경세포가 에너지 대사에 중요하며 이 신경세포 표면에 유난히 긴 일차섬모가 존재하는 것을 알아냈다. 이 신경세포에서만 일차섬모가 만들어지지 않는 결손 생쥐모델을 구축해 일차섬모가 에너지 대사 조절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했다. 일차섬모가 결손된 생쥐모델에서 심한 비만이 나타났다. 대사분석을 통해 그 이유는 산소소비량 감소와 에너지소비 결함 등 에너지 대사위축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자율적으로 신체의 완급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가운데 신체를 긴장하게 하는 교감신경 활성의 척도인 혈중 노르에피 네프린이 녹아웃 생쥐모델에서 낮게 나타났다. 일차섬모 결손이 교감신경 활성을 떨어뜨려 식욕억제 호르몬 렙틴에 대한 민감성을 잃게 하고 그로 인해 과섭취로 이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일차섬모 결손 생쥐에서는 골밀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가 감소한 반면 뼈형성 속도는 빨라졌다. 비만과 별개로 자율신경 조절 이상에 따라 골항상성이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기우 교수는 “교감신경활성에 관여하는 일차섬모가 에너지대사와 뼈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를 토대로 일차섬모의 활성과 길이유지에 관여하는 요인에 대한 후속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지난 6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연구 요약.(자료=한국연구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