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세계 큰손들 엔비디아·메타 등 기술주 '줍줍'

조윤정 기자I 2024.08.09 16:24:43

UBS·본토벨 등 "대형 기술주 주가 하락은 기회"
엔비디아 15%, 애플 11% 급락에 저가매수
블랙록, 한국 등 아시아 시장 주목…"극적 매도세"

[이데일리 조윤정 인턴 기자] 세계 대형 투자자들이 글로벌 증시 폭락장을 기회로 삼아 기술주를 비롯한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식 트레이더들이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시황을 보고있다. (사진=AFP)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형 투자자들이 지난 5일 미국, 일본, 한국 등 글로벌 증시의 폭락을 드물게 찾아온 기회로 판단하고 기술주를 대량으로 매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일 전 세계 증시는 일제히 폭락하며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일본의 종합주가지수인 토픽스지수는 1987년 닛케이지수가 3836포인트 떨어졌던 블랙 먼데이를 넘어서는 최악의 매도세를 기록했으며, 미국 월스트리트의 S&P 500 지수는 2022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블랙록, UBS, 본토벨을 비롯한 대형 투자자들은 폭락장 이후 저렴한 주식을 찾고 있으며, 올해 대부분 상승했던 대형 기술주들을 낮은 주가에 매수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UBS는 “기술주들의 기본 여건이 여전히 견고하다”며 “세계적인 매도세가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의 주가는 한때 15% 하락해 90달러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5월 상반기의 주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애플의 주가도 11%까지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지난 5일 미국 기술 주식에 집중 투자하며 약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일일 매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투자 회사 블루 웨일 캐피털의 스티븐 유 펀드 매니저는 “5일 뉴욕 증시 개장 직후 엔비디아를 95달러에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시장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생성형 AI가 게임 체인저가 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자산관리사 라이온트러스트의 클레어 플레이델-부버리 펀드매니저는 같은 날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와 전자 및 광섬유 커넥터를 생산하는 아펜홀의 주식을 추가로 매수했다. 그는 “주식 시장의 급락 이후 기업의 가치가 재조정되면서 일부 가치 있는 주식까지 함께 간과된 것 같다”며 “메타는 현재 대규모 AI 적용 혜택을 보고 있는 소수의 기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과 함께 큰 하락세를 보인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블랙록의 아시아 태평양 및 중동 최고 투자 전략가인 벤 파웰은 “대만과 한국에서 나타난 매도세를 보면, 이들 시장은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기술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5일 증시에서의 매도세도 상당히 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시장 상황도 우리의 관찰 목록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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