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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WTO 미납 회비 367억원 조용히 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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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5.10.30 07:53:04

올해 3월 국제기구 출연금 전면 중단후 8개월만
실리중시 ‘관리형’ 참여 해석…“감독 권한 확보 의도”
WTO 운영은 숨통…본격적인 제도 개선 논쟁은 계속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납 상태였던 세계무역기구(WTO) 회비 2570만달러(약 367억원)를 지난주 조용히 납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무역기구(WTO) 빌딩. (사진=AFP)


WTO의 총예산은 지난해 12월 기준 2억 500만스위스프랑, 미화 기준으론 2억 5700만달러로 보고됐다. 미국은 이 중 11%를 분담하는 최대 출연국으로 당시 환율 기준으로 2570만달러를 내야 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올해 3월 국제기구에 대한 출연금 전반을 재검토한다는 방침 아래 WTO 분담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WTO로부터 행정 제재(Administrative Measures)를 받았다.

FT는 8개월 동안 연체됐던 회비에 대한 납부가 이뤄졌다면서, 미 정부가 이 기간 동안 국제기구 출연금 지출을 멈추면서 WTO 집행위원회를 포함해 여러 국제기구에서 의사 결정권이 제한됐으며 공식 문서 접근도 차단되는 등 실질적인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분담금을 뒤늦게 납부한 사실은 WTO가 직원들에게 “미국은 더이상 행정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보낸 이메일을 통해 확인됐다.

백악관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WTO를 “이빨 빠진 호랑이(힘이 없는 국제기구)”라고 조롱하며 “중국 공산당의 세계 무역 부정행위를 방조·조장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 발언은 이후 별도의 설명 없이 조용히 철회됐다.

미 정부가 실무적인 이유로 미납 회비를 지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MD 경영대 교수는 “미국의 회비 지급은 신뢰 회복이 아닌 감독 권한 확보를 위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즉 미국이 시스템적으로 WTO 분담금 납부 방침을 완전 부활시킨 것이 아니라, 실리 중심의 ‘통제력 유지’ 차원에서 참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정부는 여전히 WTO 제도 및 운영에 대해 “치명적 한계”를 지적하며, 주요 사법기구(상소위원회) 심판관 충원 거부 등 ‘부분적 마비’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 동남아시아 등과 맺은 개별 무역협정에 WTO 준수를 조건으로 포함시키는 등 기술적 활동에는 제한적이나마 참여하고 있으나, 제도 개혁 논의 등 주요 현안에는 여전히 냉담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내년 3월 WTO 각료회의(MC13)에서도 미국의 태도 변화에는 회의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이더(Goyder) 컨설팅 대표는 “미국의 분담금이 WTO의 운영 숨통을 틔우겠지만, 대대적 개혁 지지 신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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