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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성장동력 떨어지는 가운데 대외 리스크는 증대
현대경제연구원은 5일 발간한 ‘내수 경기 부진 속 수출 불확실성 급증’이라는 제목의 경제주평 보고서에서 “그동안 호조를 지속했던 수출 경기는 시장 확장력이 제약되면서, 사이클상 경기 하강 국면이 시작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1분기 현재 소비 심리가 미약하나마 개선되면서 내수 경기가 반등의 모멘텀을 모색하는 가운데, 수출 경기는 하강 국면에 진입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한국 경제는 수출 엔진의 성장 견인력 급감을 내수 엔진의 출력 강화로 보완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연초 수출증가율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을 볼 때, 올해 남은 기간의 수출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올해 1~2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4.7% 감소했는데, 2000년 이후 1~2월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한 7번의 사례 중 2002년을 제외하곤 연간 수출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국내 경제의 방향성을 결정할 위험 요인으로는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과 중국의 디플레이션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의 공포 △국내 가계 심리의 개선 속 소비 회복의 지연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국내 건설업 고용 쇼크 등의 세가지를 꼽았다.
대외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경제 규모의 43.5%를 차지하고 있다. 관세 전쟁으로 미국의 고물가·저성장이 나타나고,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중국 경기 부진이 이 지속되면 글로벌 교역 전반의 위축되면서 우리 수출 동력 역시 위축될 공산이 크다.
국내 요인 중에서는 소비가 빠르게 반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이 내수 회복의 장애물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계엄·탄핵 정국으로 침체됐던 소비심리가 반등하고 있으나, 소비 여건의 개선이 미흡해 향후 빠른 소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 중반으로 낮아지고 금리 수준도 과거에 비해 높아 그 영향 아래서의 낮은 가계 구매력이 소비 회복을 담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업 고용 충격도 국내 경기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주원 실장은 “1999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건설업 고용 쇼크로 국민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건설업의 위기가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는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건설업은 높은 고용 창출력을 가지기 때문에 건설 경기의 장기 침체는 고용 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면서 내수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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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실장은 “수출 경기 하강 속도가 완만하고 금리 인하의 가속 및 재정 지출 확대와 같은 정책적 지원에 따른 내수 경기의 심리적 개선이 소비와 건설투자의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모멘텀이 형성될 경우 ‘U’자형의 완만한 회복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최근 ‘L’자형 장기 불황 시나리오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수출 경기가 경착륙하거나, 내수 여건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경기 전환점이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침체가 이어지는 장기 불황 국면이 지속되는 경로”라고 덧붙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장기 불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기침체 방어라는 더 긴박한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주 실장은 “수출의 성장 견인력이 사라지기 전에 내수의 경기 안전판 역할을 강화해 경기 침체를 방어하는 것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내수 심리의 개선 조짐이 실물 소비 지표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공조로 적시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건설업 장기 침체를 막기 위한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과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노력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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