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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그룹 내 ‘주택통’이라 불리는 박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 입사했다. 이후 삼호 경영혁신본부장을 역임한 뒤 고려개발과 대림산업(현 DL이앤씨), 진흥기업에서 대표이사를 지냈다.
박 대표의 핵심 과제는 주택사업 실적 개선이다. DL이앤씨의 사업 부문 중 주택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올 1분기 기준) 61.7%로 전체 매출 중 절반을 넘지만, 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급등 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이다.
DL이앤씨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7% 감소한 325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2.3% 줄어든 934억61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근 3년간 주택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 역시 2021년 8041억원, 2022년 4373억원, 2023년 2007억원으로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가 박 대표에게 거는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앞서 박 대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대림산업 주택사업본부장,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건설사업부 대표를 겸한 가운데 당시 주택 부문 영업이익률은 △2017년 6685억원 △2018년 7791억원 △2019년 8275억원 △2020년 940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DL 이앤씨 관계자는 “박 대표는 대림산업 대표 역임 당시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탁월한 경영 역량을 입증했다”며 “DL이앤씨와 DL건설의 유기적 협력 강화로 시너지 효과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 확보도 관건이다. 앞서 DL이앤씨는 서 전 대표를 ‘미래 신사업 발굴 적임자’라고 평가하며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전(SMR) 등 신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건설업계는 해외 수주 강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일례로 해외 수주와 신사업 비중을 늘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LG전자에서 다양한 사업부를 거치고 ‘전략기획 전문가’로 통했던 서 전 대표와 비교하면 박 대표는 신사업 발굴 관련 경력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다만 수장을 교체해도 신사업 확대 전략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주택사업 실적 개선과 별개로 신사업 발굴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박 대표는 풍부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신사업 확장에도 두루 힘을 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DL이앤씨는 2022년 SMR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지난해 1월 미국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양사는 SMR 플랜트 사업 개발에 협력하고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2022년엔 CCUS와 친환경 수소사업 전문회사 ‘카본코’를 설립하며 탈탄소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CCUS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16억 달러(약 2조 2181억원)를 기록한 가운데, 2025년엔 36억 달러(약 4조 9907억원)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