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현 SM회장 사실혼 배우자 ‘친족’ 포함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11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입법예고한다. 공정위가 사실혼 배우자를 동일인 관련자 범위에 포함한 것은 일부 대기업집단이 총수의 사실혼 배우자를 통해 사익편취 등 부당행위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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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롯데와 SK그룹도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해당 사항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의 경우 대기업집단 총수인 동일인이 신동빈 회장으로 바뀌었고 SK그룹은 최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김 대표가 운영하는 티앤씨재단이 공익재단법인으로 등록돼 이미 동일인 관련자로 포함돼 있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사실혼 배우자인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가 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5년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와 사실혼 관계와 딸이 있다고 밝히면서 큰 파문을 일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옛 롯데와 SM그룹 사례로 검토했으며 SM은 시행령 개정 이후 사실혼 배우자가 친족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지만 롯데는 동일인이 바꼈기 때문에 해당 사항이 아니다”며 “또한 SK그룹은 이미 김 대표가 동일인 관련자로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친족범위 줄이고 사외이사 소유社 계열 제외
공정위는 또 동일인의 친족 범위를 현행 혈족 6촌·인척 4촌 이내에서 혈족 4촌·인척 3촌 이내로 축소한다. 이는 국민 인식에 비해 친족 범위가 너무 넓고 핵가족 보편화와 호주제 폐지 등으로 이들을 모두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아 기업집단의 수범의무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특수관계인 등에게 관련 자료를 요청했고 기업이 이를 거부하거나 거짓자료를 제출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2억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까지 받아야 했다. 다만 혈족 5~6촌 및 인척 4촌이 동일인의 지배력을 보조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친족에 포함키로 했다. 이를테면 동일인측 회사의 주식을 1% 이상 보유하거나 동일인이나 동일인측 회사와 채무보증, 자금대차 관계가 존재하는 경우다.
공정위는 ‘혈족을 일괄 제외하는 방향은 검토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GS그룹, LS그룹은 다수 친족이 공동으로 지배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서 일률적으로 축소하면 나타나는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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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사외이사가 동일인 측과 별도로 소유한 회사는 원칙적으로 계열회사의 범위에서 제외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사외이사 지배회사가 임원독립경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계열회사로 편입하도록 했다. 임원독립경영 요건에는 △임원선임 전부터 지배할 것 △임원측이 동일인측 계열사에 3%(비상장사 15%) 미만 지분 보유 △임원겸임, 채무보증, 자금대차 없을 것 등이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대기업집단 계열편입 유예 요건도 완화(매출 대비 R&D 비중 5% → 3%)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하면 기업집단의 과도한 수범의무가 완화하고 규제의 실효성과 형평성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